[기고] 100세 시대, 어떻게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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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률 부산노인복지진흥회 회장

70대 이상 노인인구가 20대 청년인구를 추월했다고 한다. 부산 시민 2명 중 1명은 50세 이상 ‘장노년’으로 부산의 고령화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문기관들이 예상한다. 지하철이나 대중교통시설에는 일반석보다 경로석이 많아야 할 것 같다는 예견도 한다.

이러한 노인인구 증가는 부산만의 문제는 아니다. 2050년에는 우리나라 노인인구가 전체의 43.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저출생, 고령화가 원인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노인들에 대한 비용이 급증해 가정과 사회에 큰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자녀들에게 부담되지 않으려고 따로 사는 독거노인 가구가 전체 노인의 40%가 넘는다.

100세 시대, 우리 노인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 참으로 많다. 물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기초노령연금과 기초생활수급자 지원금이 있다. 노인 일자리 참가자들은 올해 월 2만 원이 증액돼 29만 원을 받게 되지만 주거비, 병원비 등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노인들을 많이 본다. 그러나 만 65세부터 지하철 무료 이용, 국공립공원 무료 입장, 국철의 경로우대 이용은 빈곤 노인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부모는 젊어서 자식 양육을 하고, 늙어서도 존재만으로도 자식에게 도움이 된다. 노인은 어려운 시절에 피와 땀과 눈물로 대한민국을 선진경제 부국으로 발전시킨 국가적 공로자이며, 가정과 사회의 어른으로 존경받아야 할 존재다. 그런데 OECD가 회원국인 미국, 영국 등 38개국 노인빈곤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9년부터 지금까지 1위 국가는 대한민국이었다고 한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무려 40.4%에 달한다고 한다.

노년의 4고(苦)는 빈고(貧苦), 병고(病苦), 주위 사람으로부터 소외되는 고독고(孤獨苦), 역할 상실에 따른 무위고(無爲苦)다. 나이 들어 겪는 가장 큰 서러움은 외로움과 쓸모없는 늙은이로 푸대접받는 서러움일 것이다.

유엔이 노인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1991년 10월 1일을 세계 노인의 날로 제정해 나라마다 노인의 날을 기념하도록 권장했다. 우리나라는 1997년 8월에 처음 ‘노인의 날’을 만들 때 10월 1일이 국군의 날이어서 매년 10월 2일을 노인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노인의 날에 낭독하는 노인강령과 경로헌장에는 우리 노인들이 100세 시대에 어떻게 살아가야 한다는 노력과 다짐이 있다. 노인강령의 요점을 소개해 본다.

우리는 사회의 어른으로서 항상 젊은이들에게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지니는 동시에 지난날 체험한 고귀한 경험과 업적, 민족의 얼을 후손에게 계승할 전수자로서의 사명을 자각, 노력한다는 다짐이다. 첫째, 사회에서 존경받는 노인이 되도록 노력한다. 둘째, 효친 경로의 윤리관과 전통적 가족제도가 유지 발전되도록 힘쓴다. 셋째, 청소년을 선도하고 젊은 세대에 봉사와 사회정의 구현에 앞장선다는 다짐이다.

또 경로헌장에 따르면 노인은 우리를 낳아 기르고 문화를 창조 계승하며 국가와 사회를 수호하고 발전시키는 데 공헌하여 온 어른으로서 존경을 받으며 노후를 안락하게 지내야 하는 존재로 돼 있다. 그러나 시대 변화로 인해 노인에 대한 인식이 예전보다 많이 못해졌지만, 우리 노인들은 늙음과 사회를 탓할 것이 아니라 노년의 지혜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선각자들은 노인들의 마음가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파했다. 날로 진보하는 새 기풍을 충분히 이해하고, 후생들을 촉망(屬望)하고 북돋아 주어야 하며, 내가 관계없는 일은 간섭하지 말아야 하며, 과거나 현재에 원망스럽고 섭섭한 일들을 마음에 두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은퇴 후에도 지적(知的) 활동을 계속하여 떳떳한 노후생활로 멋진 노인, 존경받는 어른으로 지혜롭게 살아야 한다. 1000만 노인 시대에 살아갈 우리 노인들은 경륜과 지식 소유자로 시대변화에 적응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어른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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