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선호 확산…이달 금 거래 하루 169억원, 역대 최대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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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금시장 개장이후 최대
중동 불안과 금리인하 연기 등 반영
금 현물가격도 이달들어 10% 상승

국내 거래소 금시장에서 거래대금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중동의 불안정한 위기상황이 이어지고 미국 기준금리 인하도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지자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월들어 19일까지 국내 금 시장의 일평균 금 거래대금은 169억 1000만원이었다. 이는 KRX 금 시장이 개장한 지난 2014년 3월 24일 이후 최대다. 또한 이는 3월 일평균 거래대금(68억 6000만원)의 2.4배에 달한다.

종목별로 보면 이달 금 1kg 현물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61억 6000만원, 미니 금 100g은 7억 5000만원이다. 거래대금이 아니라 거래량으로도 하루평균 16만 895g으로 전달(7만 4137g)의 2배 수준으로 늘었다.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 간 충돌로 지정학적 긴장이 커진 데다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중국 금 수요 증가 등으로 국제 금값이 치솟자 금에 대한 수요가 더욱 몰리는 모양새다.

금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경제 불확실성이나 인플레이션, 통화 정책에 따른 위험 헤지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향이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이달 들어 7.1% 올랐다.

한국거래소(KRX) 금 시장에서 금 1kg 현물 가격은 이달 들어 10.3% 올랐으며, 미니 금 100g도 13.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5.6%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KRX 금 현물 지수를 기초 지수로 하는 'ACE KRX 금 현물 ETF'도 이달 들어 9.2% 오르는 등 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은 국제유가를 자극하고 금융시장의 위험 회피를 지속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금 수요가 이탈하면서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단기적으로 금값을 올릴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 금값 상승세는 둔화할 수밖에 없다”며 “현시점에서는 금보다 은이나 구리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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