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핫플’ 명성 부경대 정문 상권 ‘아 옛날이여~’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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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400여 개 중 절반가량 공실
한때 1상권 유명세 이젠 고사위기
유동인구 줄고 2상권 이동 분석

상인 조합 결성 활기 찾기 안간힘
남구청 공모 신청 예산 지원 나서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21일 오전 10시 부산 남구 대연동 국립부경대 정문 맞은편. 골목으로 들어서자 ‘임대’라고 써 붙인 빈 점포가 즐비했다. 한동안 부산 최고 상권 중 하나였다는 사실이 무색했다. 워낙 사람이 몰려 구청에선 ‘부경대경성대 1상권’(이하 1상권)이라는 이름까지 붙인 곳이었다.

1층 점포들도 공실이 상당했다. 접근성이 좋아 한때 서로 차지하려고 경쟁도 벌어지던 곳이었다. 한 1층 점포의 경우 유리문 너머로 전단지, 고지서가 먼지에 덮혀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오랜 시간 발길이 끊긴 것을 알 수 있었다. 건물 하나가 빈 경우도 종종 보였다. 카페 간판이 여전히 남아 있는 2층 건물은 쇠사슬로 입구가 막힌 채 통째로 비어 있었다. 한 상인은 “대학 상권이란 말도 옛말”이라며 “빈 점포 때문에 밤이 되면 상권 전체가 깜깜하다”고 설명했다. 부경대 앞 상권이 고사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점포 절반이 비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대인과 상인은 조합을 결성하고, 관할 지자체도 상권을 살려야 한다며 예산 확보에 나섰다.

부산 남구청 등에 따르면 부경대 정문 맞은편 1상권 점포 400여 개 중 200개 남짓이 공실로 나타났다. 전체 중 절반이 비어 있다. 그만큼 상권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뜻이다.

1상권은 국립부경대 쪽문에 위치한 ‘경성대부경대역 2상권’(이하 2상권)보다 더욱 위축된 상태다. 지난해 11월 기준 유동 인구는 2상권이 6만여 명이었지만, 1상권은 3만 6000명 수준에 불과했다. 일부 상인은 두 상권 격차를 두고 부경대 쪽문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2상권으로 바로 출입할 수 있는 쪽문이 생기면서 정문 쪽 1상권에 오는 대학생이 줄었다는 것이다. 해당 쪽문은 2009년에 생겼다.

상권 침체 이유는 여러 가지다. 부산외대가 금정구로 학교를 옮겨 1상권을 찾는 대학생이 줄었다는 의견도 있다. 전포카페거리 등 대학생이 찾는 상권 자체가 이동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 기간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면서 대학 상권이 회복할 전환점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있다. 상인들이 떠나가자 건물주나 임대인도 비상이 걸렸다.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몇 년씩 공실로 남으면서 임대 수익을 못내는 일이 다반사다. 한 임대인은 5층 건물 전체가 공실인 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남구청도 1상권이 위기 상황이라는 점을 인정, 상권 살리기에 나섰다. 남구청은 부산시의 ‘2025년 상권활성화사업 공모 사업’에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해당 공모 사업에 선정되면 향후 5년 동안 예산 80억 원이 확보된다. 상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임대인과 상인들의 자구 노력도 더해지고 있다. 이들은 조합을 설립해 상권 살리기에 나섰다. 지난달 창립총회를 연 ‘유엔 남구 대학로 자율상권조합’에는 임대인과 상인 2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앞으로 남구청과 협력하면서 1상권 활성화에 필요한 내용을 고민하고 실천할 계획이다. 조합 양선명 조합장은 “가만히 있을 순 없어 조합을 설립했다”며 “다양한 지점에서 상권 활성화를 위해 고민해 볼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시 공모 결과에 거는 기대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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