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역 노인층 활용한 시니어 특화산업 선도 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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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세대 겨냥 스타트업 속속 등장
공공·민간 시너지 내야 '고령 친화' 성공

부산의 스타트업들이 실버 세대를 대상으로 다양한 사업을 펼쳐 주목받고 있다. 5060세대를 위한 온·오프라인 플랫폼 ‘웨이어스’가 특강을 진행하는 모습. 웨이어스 제공 부산의 스타트업들이 실버 세대를 대상으로 다양한 사업을 펼쳐 주목받고 있다. 5060세대를 위한 온·오프라인 플랫폼 ‘웨이어스’가 특강을 진행하는 모습. 웨이어스 제공

부산은 2021년 전국 첫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20% 이상)에 진입한 이래 각종 지표가 악화일로다. 지역을 미세하게 들여다보면 행정동(洞) 기준 4곳 중 1곳이 65세 이상 30%를 넘겨 이미 초초고령화다. 젊은 인구가 유출되는 원도심이 특히 심각하다. 1인 가구 중 60대 이상 비율도 41.3%로 8대 특별·광역시 중에서도 가장 높다. 이혼·사별·자녀 출가 등으로 가족 관계가 해체되고 혼자 남게 된 중장년층은 말벗도 잃고 외로움에 시달린다. 이들이 공동체와 다시 연결되고 의료와 문화·체육 활동을 즐기려면 액티브 에이징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나 홀로’ 어르신이 어떤 삶을 사는지에 부산의 미래가 걸려 있다.

부산이 초초고령화로 진행하자 어느샌가 ‘노인과 바다’라는 자조가 번졌다. 도시의 활력 저하와 암울한 미래를 당연시하는 나쁜 관념이다. 하지만 역발상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찾는 움직임도 있다. 실버 세대를 겨냥한 신수종 사업이 그것이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ICT 기술로 구현한 부산의 시니어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취미 등 관심사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플랫폼 ‘웨이어스’는 오픈 6개월 만에 회원 5000명을 넘겼다. 골프·재테크·여행·건강 정보 소통 공간을 제공한 게 먹혔다. “수도권에 비해 중장년이 즐길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부산은 기회의 땅”이라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스타트업 ‘헬퍼잇’은 실버 세대에 일자리를 연결한다. 취업 형식을 지양하고 초단기 일자리 매칭에 주력하는 게 특징이다. 숙박 시설·상가·병원 등에 청소 전문 인력을 소개하는데, 시니어라면 안심하거나 반기는 분위기 덕분에 사업은 확대일로다. 업체 측은 공감과 이해 측면에서 병원 동행, 목욕 관리 같은 ‘노노돌봄’으로의 확장을 내다본다. ‘하루하루움직임연구소’는 기저질환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부산의 스타트업이다. 전용 운동 치료 센터에 ICT 기술이 적용된 장비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운동 처방을 제시한다. 전체 회원의 50%가 실버 세대일 정도로 중장년에 인기다. 실버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베이비 부머 세대가 노인 세대로 유입되고 있고, 노인 인구의 기대 여명은 늘어나는 만큼 고령화 속도는 더 빨라질 게 분명하다. 고령자 우위의 인구 구조는 부산의 당면한 미래로 적극 대비해야 한다. 최근 부산시와 부산가톨릭대가 발표한 ‘하하(HAHA) 캠퍼스’ 계획은 주목되는 사례다. 대학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대규모 시니어 평생교육시설로 전환하는 전국 첫 시도다. 부산시는 ‘고령 친화 행복도시’를 내세우고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어르신들이 공동체로부터 단절되지 않고 여가 활동을 즐기며 활기차게 노년을 보내는 도시가 핵심이어야 한다. 공공뿐만 아니라 민간의 활력도 결합돼 시너지 효과를 낼 때 부산 미래는 밝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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