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회동 거절한 한동훈 전 비대위원들 만나 “내공 쌓겠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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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서울시내 모처에서 전 비대의원들과 만찬 회동
“공백기 익숙하다”며 내공 쌓은 뒤 정치 재개 의사 보여
권영세, 조정훈 등 당내 인사들은 오찬 거절 “잘못한 일” 비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입장 발표를 한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입장 발표를 한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주 자신과 함께 당을 이끌던 전 비대위원들과 만찬 회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그는 지난 19일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을 제안 받았지만, 건강상 이유로 거절한 바 있다.

23일 전 비대위원들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은 지난주 시내 모처에서 전 비대위원들과 만찬을 함께하면서 그동안의 소회를 털어놨다고 한다. 4·10 총선 이후 한 전 위원장의 외부 일정이 알려진 것은 처음이다. 그는 총선 직후인 지난 11일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 자택에서 칩거해왔다.

한 전 위원장은 만찬에서 과거 검사 시절 좌천 됐던 때를 언급하면서 “이런 시간(공백기)에 익숙하다”면서 “이 시간을 충분히 활용해서 내공을 쌓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안 정치적 내공을 쌓은 뒤 적당한 시기에 정치 활동을 재개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조만간 있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주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경율 전 비대위원은 지난 15일 “(한 전 위원장이) 정치에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전대 출마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의석수는 상당히 아쉽지만, 득표율은 아쉬운 수준은 아니다”, “한 전 위원장 덕에 수도권에서 그나마 선전한 것”이라며 위로를 건넸다고 한다. 한 전 위원장은 자신이 밝혔던 대로 건강 상태가 썩 좋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위원장은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당 사무처 당직자들, 그리고 선거운동 기간 자신을 수행·경호했던 사람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오찬 제안을 거절한 데 대해 당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인 권영세 의원은 23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시간은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다. 웬만하면 거기에 맞춰주는 게 예의”라며 “저는 한 전 위원장이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총선 당시 당 인재영입위원회에서 한 위원장과 같이 활동한 조정훈 의원도 이날 “(건강이) 굉장히 힘든 상태일 거라고 짐작은 한다"면서도 “그럼에도 타이레놀(진통제) 두알 먹고라도 (윤 대통령을) 만나셨으면 더 멋있었겠다. 한 전 위원장이 얘기한 ‘지금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가냐 후퇴하느냐’의 기로에서 당정 갈등 메시지를 굳이 만들 필요는 없었다”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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