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런 사람도 돈 버는데" 민희진 끌어들인 노환규 "언제부터 욕설이 관용?"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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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하이브와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를 지칭해 '저런 사람'이라고 표현했던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언제부터 공개 기자회견자리서 욕설이 사회적 관용이 됐나"며 반문했다.

노 전 회장은 27일 자신의 SNS에 "많은 언론 앞에서 공개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서 거리낌 없이 욕설을 한 사람에 대해 언급한 것이 기사화 됐다"며 "'저런 사람'이라는 표현 외에 제가 고쳐 써야 할 부분이 보이지 않았다. 그를 폄훼하는 내용은 없고, 의사라는 직업이 좋은 직업의 하나로 남아야 한다는 취지의 글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전날)글 중에 '저런 사람'이라는 표현이 거슬리는 표현인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왜 '저런 사람'이라는 표현을 썼을까 생각해봤다. 불편함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오늘 적지 않은 분들의 포스팅에 그분의 영상들이 올라와 욕설이 그대로 담긴 영상을 여러 차례 보게 됐다. 솔직히 충격 받았다"며 "언제부터 우리 사회가 공개된 자리에서의 욕설이 '사회적 관용'의 대상이 됐나 생각이 들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뉴진스라는 이름만 들어본 기억이 있을 정도로 저는 관련한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한다. 당연히 누가 옳은지 누가 그른지도 알 수 없고 관심도 없다"며 "다만 공개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요청한 당사자가 거리낌 없이 욕설을 하고, 그것이 사회적 관용으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이 저는 매우 불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런 사람'이라는 표현은 그 불편함에서 나왔던 표현이었을 것이다. 저의 불편한 마음을 감출 생각이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며 "제 글을 불편해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제 글에서 위로를 받는 분들도 계신다. 저는 저의 생각을 앞으로도 저의 타임라인에 적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9일 오전 전공의 집단 사직 공모 의혹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출석하기 전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9일 오전 전공의 집단 사직 공모 의혹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출석하기 전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노 전 회장은 민 대표의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끌어와 "저런 사람(민희진 대표)들이 노력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은 괜찮고 의사들이 노력을 통해 그보다 훨씬 적은 돈을 버는 것은 절대 안 된다며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것에 자괴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노 전 회장은 민 대표가 700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는 기사 캡처 화면을 공유하면서 "공개 기자회견에서 각종 비속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사람이 수백 억의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는 세상"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뭐 그건 괜찮다. 성공에 이르는 길은 다양하니까"라면서도 "다만 인생의 황금기를 공부하느라 바치고, 황금기만 바치면 되는 줄 알았는데 평생을 공부해야 하고, 거기에 가족과 놀아줄 시간까지 바쳐가며 희생하는 의사들이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 비교된다"고 했다.

이어 노 전 회장은 "의사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다. 남보다 많은 노력을 했을 때 사람들의 존경 또는 존중을 받고 경제적으로도 좋은 대우를 받는 소위 '좋은 직업'이라는 것이 존재해야 그런 직업인이 되기 위해 사람들이 노력하는 세상이 유지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사는 그런 직업인의 하나로 남아야 한다는 뜻"이라며 "그것은 단순히 의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 전체를 위한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노 전 회장은 "미국은 남들이 기피하는 흉부외과 의사들에게 존경과 높은 경제적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흉부외과 미달사태를 방지하고, 경쟁을 통해 살아남은 훌륭한 의사들만이 사람의 심장과 폐 수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놨다"며 "대한민국 정부는 그 자리를 '낙수의사'로 채우겠다는 계획"이라고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을 거듭 비판했다.

노 전 회장이 두 번이나 소환한 민 대표는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법률대리인인 세종 측과 함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일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민 대표는 하이브가 제기한 '경영권 탈취 의혹'에 대해 "경영권 찬탈 계획도, 의도도, 실행한 적도 없다"고 강하게 반박하며 "(제가 나눈) 사담을 진지한 것으로 포장해 저를 매도한 의도가 궁금하다. 내가 하이브를 배신한 게 아니라 하이브가 날 배신한 것이다. 빨아먹을 만큼 빨아먹고 찍어 누르기 위한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방시혁 의장, 박지원 하이브 CEO(최고경영자)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며 격해진 감정을 드러내며 '개저씨' 'O발 OO' '양아치' '미친 O' 등 원색적인 표현과 욕설을 쏟아내 희대의 기자회견 장면을 만들었다.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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