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CC, 전창진-강양택-이상민 등 코치진도 '슈퍼팀'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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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통산 4차례 챔프전 정상 달성
최연소·최고령 우승 감독 기록도
카리스마·노련미 갖춘 명조련사
“선수들 잘 포장시키는 것 내 역할”

강, 코치 경력 20년 넘는 ‘의리파’
이, 현역 시절 인기로 팀워크 주도

지난달 4일 열린 2023-2024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서울 SK-부산 KCC의 경기. KCC 이상민(왼쪽부터), 강양택 코치와 전창진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4일 열린 2023-2024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서울 SK-부산 KCC의 경기. KCC 이상민(왼쪽부터), 강양택 코치와 전창진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2023-2024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우승팀 부산 KCC는 선수들뿐 아니라 전창진 감독 등 코치진도 '슈퍼팀'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전 감독은 프로농구 감독상 최다 수상(6회)에 빛나는 지도자로 원주 동부 시절인 2007-2008시즌 이후 16년 만에 다시 소속팀 부산 KCC에 우승을 안겨줬다.

이번 우승으로 역대 최고령 우승 감독 기록(60세)을 세웠고, 원주 TG삼보에서 처음 우승한 2002-2003시즌에 세운 역대 최연소 우승 감독 기록(39세) 역시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다.

전 감독은 정교한 분석을 바탕으로 상대팀의 약점과 전술을 쉽게 간파해 공략하는 스타일이며 풍부한 경험과 노련미가 돋보이는 명장이다. 또 특유의 카리스마로 스파르타식 훈련이 필요할 때는 선수들을 엄하게 질책하고, 형님 같은 따뜻함으로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다독이는 부드러움도 갖춘 베테랑 사령탑이다.

전 감독은 "부상 선수가 많았던 시즌이었는데, 플레이오프 시작 4∼5일을 앞두고서야 선수들이 다 모일 수 있었다"며 "이런 구성원이 한 팀에 모이기 쉽지 않은데 이 멤버로 정규리그를 쭉 치렀다면 5위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부상자가 있는데도 언론에서 '슈퍼팀이 졌다'고 나올 때는 기운이 빠지고, 마치 우리가 지기를 바라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고 털어놓으며 "선수들이 단단해지는 과정이 됐고, 선수들도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플레이오프에서 더 열심히 했다"고 칭찬했다.

원주 TG삼보와 동부 시절인 2002-2003, 2004-2005, 2007-2008시즌 등 세 차례 정상에 오르며 최고의 감독으로 주목받다가 승부조작, 도박 혐의를 받아 한순간에 나락으로 빠졌던 자신의 과거도 돌아봤다.

이후 법적인 혐의를 모두 벗고 2019년 KCC 사령탑에 복귀한 전 감독은 개인 통산 네 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다.

그는 "잘 아시다시피 제가 감독을 다시 하기 쉽지 않았다"며 "KCC에서 불러주셨는데, 기회를 주신 구단에 조금이라도 보답한 것 같아서 미흡하지만 그래도 너무 다행"이라고 말했다. 특히 고(故) 정상영 명예회장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찾아뵙고, 해냈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1963년생인 전 감독은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우승한 60대 사령탑이 되기도 했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독으로 시대 변화를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많았다"며 "코치들이 옆에서 잘 도와줘서 버텨냈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예전처럼 훈련 많이 하고, 정신력으로 싸우는 시대는 지났다"며 "잘 만들어진 선수들을 포장해서 경기를 잘하도록 하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라고도 진단했다.

전 감독은 "그동안 프로팀들의 챔피언전 우승 모습을 보면 많이 부러웠다"며 "지금 기분은 좋은데, 표현을 잘 못 하겠고, 예전 우승과 비교하면 남다른 느낌인 것이 사실"이라고 기뻐했다.

새 연고지인 부산에서 치른 첫 시즌을 우승으로 장식한 그는 "정규리그 5위에 그친 바람에 우승의 좋은 모습을 홈 팬들과 함께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3, 4차전에서 많은 팬이 응원을 해주셔서 선수들도 힘이 많이 났다"고 팬들에게도 인사했다.

"(우승 세리머니를 하다가) 양복 윗도리를 잃어버렸다"면서 기자회견실에 들어왔던 전 감독은 인터뷰를 마치고는 "담배 한 대 피우러 가겠습니다"라고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전 감독과 ‘환상의 호흡’을 맞춘 강양택 코치는 코치 경력이 20년 넘는 베테랑 지도자다. 서울 SK와 창원 LG, 국가대표 코치 등을 역임했으며 SK 시절인 2006-2007시즌에는 감독대행을 맡아 21승을 거두기도 했다.

전 감독이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5년간 옆을 지켜준 강양택 코치에게 가장 먼저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을 정도로 전 감독 보좌를 확실하게 했다. 코치로 있는 동안 다른 팀 감독 제의를 받고도 자리를 지킨 '의리파'이기도 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선수로 전성기를 보낸 KCC에 코치로 돌아온 이상민 코치는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슈퍼스타 코치'다.

서울 삼성에서 2014년부터 2022년까지 감독을 역임하며 2016-2017시즌 챔피언결정전을 직접 지휘하기도 했다. 개성이 강한 선수들이 한데 모인 팀 특성상 현역 시절 기량과 인기에서 모두 단연 최고였던 이상민 코치의 가세는 팀워크를 다지는 데 큰 힘이 됐다.

이런 '감독급 코치' 2명에 선수 시절 '수비 스페셜리스트'로 이름을 날린 신명호 코치는 '슈퍼 코칭스태프'의 마지막 퍼즐 역할을 묵묵히 했다.

전 감독은 지난 5일 인터뷰에서 강양택 코치를 언급한 이후 "이상민 코치가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가교 역할을 잘 해줬고, 신명호 코치도 선수단 관리에 애를 많이 썼다"며 "부상자가 많아 트레이너 파트도 고생이 많았는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각자 제 몫을 다 해줘서 우승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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