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공항 음악회’… ‘일석이조’의 기쁨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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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립예술단·김해공항
매달 ‘이륙데이’ 공연 정례화
“문화가 있는 공항” 서비스

예총 후원 부산예술후원회도
이달부터 매달 ‘공항 버스킹’
“청년 예술인에 공연 기회”

26일 오후 김해국제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열린 부산시립교향악단 현악 5중주 팀 연주를 어린이 관객들이 카메라에 담고 있다. 부산시립예술단 제공 26일 오후 김해국제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열린 부산시립교향악단 현악 5중주 팀 연주를 어린이 관객들이 카메라에 담고 있다. 부산시립예술단 제공

비행기가 이륙하고 착륙하는 공항에서 열리는 음악회는 이제 더 이상 낯선 문화가 아니다. 하지만, 공항은 교통 시설 중에서도 보안이 매우 엄격한 편이어서 누구나 공연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적어도 ‘공항에 문화(음악)가 흐르게 하겠다’는 관계자의 의지가 중요할 것이고, 이에 동조하는 예술단체의 협조 또한 필수적이다. 김해국제공항에서 간간이 열린 ‘작은 음악회’만 하더라도 2000년대 초반부터 기록은 남아 있지만, 지속적이기보다 하다 말기를 반복했던 것 같다.

그런데 최근 열리는 공항 음악회는 정례화되고 본격화하고 있다. 공항 이용객에게 편의를 제공한다는 취지 외에도 청년 예술인에게 공연 기회를 주고자 시작한 경우도 생겼다.

부산시립교향악단 현악 5중주 팀이 26일 오후 김해국제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음악회를 열고 있다. 부산시립예술단 제공 부산시립교향악단 현악 5중주 팀이 26일 오후 김해국제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음악회를 열고 있다. 부산시립예술단 제공

부산시립교향악단 현악 5중주 팀은 지난 26일 오후 김해국제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이륙데이(26Day)’ 문화의 날 공연을 가졌다. 이륙데이는 한국공항공사에서 매달 26일을 ‘문화와 함께하는 날’로 정한 날이다. 수많은 여행객이 들고 나는 공항에서 문화예술인들의 공연, 전시 등을 개최해 문화와 예술이 흘러넘치는 공항을 만들자는 뜻을 담은 날이라고 한다.

부산시립예술단 운영을 맡고 있는 (재)부산문화회관은 지난해 7월 한국공항공사 김해공항(공항장 남창희)과 맺은 업무협약을 계기로 그다음 달 8월부터 매달 한 차례 공항 음악회를 정례화했다. 공연 시간은 30분 남짓이지만 현장 반응도 괜찮은 편이다. 그동안 부산시향 현악 5중주, 시립국악관현악단 실내악, 시립소년소녀합창단, 시립합창단 등이 번갈아 가며 김해공항 국제선과 국내선 청사를 넘나들며 공연했다. 6월은 시립청소년교향악단 목관 5중주, 7월엔 다시 소년소녀합창단이 대기 중이다.

부산시립예술단 백경옥 공연사업팀장은 “문화 도시 부산에 걸맞은 공연 서비스로 ‘문화가 있는 공항’을 조성하기 위해 시작했는데 대기 시간이 긴 공항에서 우연히 만나는 음악회라서 그런지 관객들이 좋아하고, 공항에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이번 달 이륙데이 공연은 특히 휴일이어서 더욱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사)부산예술후원회 주관으로 지난 15일 김해공항 국내선 2층에서 열린 '걷다가 만난 버스킹'에서 부산음악협회 소속 '골든 앙상블'이 연주하고 있다. 부산예술후원회 제공 (사)부산예술후원회 주관으로 지난 15일 김해공항 국내선 2층에서 열린 '걷다가 만난 버스킹'에서 부산음악협회 소속 '골든 앙상블'이 연주하고 있다. 부산예술후원회 제공

지난 15일엔 (사)부산예술후원회(회장 강의구·부산영사단 단장)도 ‘걷다가 만나는 버스킹’ 공연을 김해공항에서 시작했다. 2022년 출범한 이 단체는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매주 둘째 주 수요일 오후 3시~3시 40분에 총 8회 공연할 예정이다. 부산예총 소속 음악팀, 무용팀, 국악팀이 번갈아 가며 공연할 예정이다.

부산예술후원회 관계자는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여행 시작 단계부터 문화예술의 향기가 스며들면 좋겠다 싶어서 버스킹을 개최한다”면서 “부산의 젊은 예술가들에게 공연 기회를 주는 등 부산예술후원회라는 단체 성격에 어울리는 정책 실현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국제공항은 2022년부터 공개 오디션 방식으로 공연 아티스트를 선발해 ‘인천공항 버스킹 상설 공연’을 지속하고 있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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