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좀에 스테로이드 연고? 진균 검사부터…
여름철 감염성 피부질환
사마귀,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원인
감염 가능성 높아 생활용품 분리를
무좀 물집 터뜨리면 추가 감염 우려
스테로이드 대신 항진균제 발라야
쥐젖은 감염성 아니지만 전파 빨라
손으로 짜거나 뜯으면 2차 감염 위험
고온 다습한 날씨에서 바이러스, 세균, 진균 등의 침투로 인해 피부 장벽이 무너지기 쉽다. 자외선과 습도, 그리고 땀에 의한 마찰로 피부 면역이 떨어지면 감염성 피부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사마귀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가 피부 또는 점막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환으로 주로 기온이 올라가는 봄부터 여름철에 많이 발생한다. 피부 온도가 높아져 바이러스가 증식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곰팡이균에 의한 무좀도 대표적인 감염성 피부질환 중의 하나다. 진균 감염에 해당하는 무좀이 서식하기에 최적인 계절이 여름이다. 붉은 반점과 함께 물집이 생기는 농가진도 여름철에 어린이들에게 잘 생긴다.
■바이러스성 피부질환인 ‘사마귀’
사마귀는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피부 표면에 감염돼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피부질환이다. 주로 손과 발에 발생한다. 얼굴과 목에 빠른 속도로 번져 황급하게 피부과를 찾는 경우도 종종 있다.
피부 사마귀를 발생시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접촉을 통해 타인에게도 전파된다. 자연 치유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퍼지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증상이 나타났다면 같은 생활공간에 있는 구성원들에게 전파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면역이 강한 성인인 경우에는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되지만 소아나 청소년은 주의해야 한다. 옷이나 수건, 신발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옮길 가능성도 있으므로 가급적 피부에 밀착하는 생활용품들은 따로 쓰는 것이 좋다.
사마귀가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자랐다면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 수개월이 경과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감염된 경로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성재영이즈피부과 성재영 원장은 “티눈이나 굳은살 등과 비슷해 보여 긁거나 뜯게 되면 해당 부위가 악화돼 번지는 경우가 많다. 사마귀는 한 가지 치료방법보다 면역요법이나 레이저를 이용한 제거술 등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초기 치료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곰팡이균의 습격 ‘무좀’
무좀은 곰팡이균에 의한 감염 질환이다. 그중에서도 피부사상균에 의한 무좀, 백선증이 가장 흔하다. 무좀은 발에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귀와 겨드랑이에도 무좀이 생길 수 있다.
무좀은 피부가 곰팡이에 감염돼 방어 기능이 약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물집을 터뜨리면 추가적인 세균 감염으로 이어진다. 물집을 터뜨릴 경우 발과 다리의 봉와직염을 유발할 수도 있다. 무좀에 걸린 손톱으로 다른 부위를 긁다가 전신으로 퍼질 수가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발 무좀이 발톱까지 침범하거나 간지러워 긁다가 무좀균이 손톱으로 옮으면서 감염된다.
무좀이 있으면 즉시 치료해 다른 부위로 전염되지 않도록 한다. 야외 활동 후 귀가 시에는 몸을 청결히 하고, 매일 발을 씻고 잘 말린 후 보습을 유지하는 게 좋다.
무좀인데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면 무좀균이 더 증식한다. 무좀균은 항진균제 연고로 치료해야 한다. 간혹 무좀을 한포진이나 습진으로 오해해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잘못된 진단으로 질환이 더욱 심해질 수가 있다. 무좀 감염 때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하다 보면 처음엔 호전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후 세균이 더 많이 증식해 증상이 악화한다.
성재영 원장은 “만성 피부질환을 치료하는 도중에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무분별하게 바르면 면역억제 효과로 인해 2차 진균 감염이 동반될 수도 있다. 따라서 무좀이 의심된다면 진균 검사를 받아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쥐젖과 농가진
샤워 후에 물기를 말리고 화장품을 바르다 보면 목에 오돌토돌한 뭔가가 우연히 발견될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쥐젖일 가능성이 높다.
쥐젖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생기는 편평사마귀와 생김새가 비슷해 일반인이 헷갈리기 쉽다. 쥐젖은 섬유상피 용종이라고 불리며 피부층에서 진피에 생기는 양성 종양이다. 1~2mm 두께의 살색 또는 갈색의 작은 발진이 생긴다. 간혹 1cm 이상 커지기도 한다. 감염성 질환은 아니지만 잘 번지기 때문에 방치할 경우 염증이나 괴사를 유발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원칙이다.
쥐젖은 인구의 46%에서 발병한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매우 흔하다. 특히 목이나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에 주로 발생한다. 원인으로 대사 이상이나 비만, 임신이나 폐경, 호르몬 변화와 피부 마찰, 염증, 과도한 햇빛 노출 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쥐젖과 사마귀를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관계를 증명한 보고들이 많다. 그래서 쥐젖이 번지기 전 초기에 치료를 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쥐젖은 전기건조술이나 레이저를 이용하면 간단히 제거할 수 있다.
손으로 쥐젖을 짜거나 뜯는 행위는 금물이다. 이 같은 방법으로는 쉽게 제거되지 않을 뿐 아니라 2차 감염을 유발할 수도 있다. 티눈 제거제와 사마귀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다.
붉은 반점과 함께 물집이 생기고 터져서 딱지가 발생할 수 있는 농가진도 세균에 의해 발생한다. 전염성이 매우 강해 형제나 친구 사이에 쉽게 전염된다. 그 외에 옴도 단체생활을 하면서 자주 발병하는 감염성 피부질환인데 심한 가려움을 동반한다.
성재영 원장은 “염증성 피부질환은 개인의 건강상태와 관련이 깊다. 만성피로, 만성통증, 잦은 감염, 소화장애, 수면장애 등을 이미 동반하고 있는 경우에는 기능의학적인 접근을 통해 이들 질환을 우선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피부의 항염증 치료를 위해선 △술, 담배, 카페인, 인스턴트 식품의 제한 △비타민D 검사를 실시하고 보충하기△피부장벽 회복을 위해 아연, 오메가-3 공급 △브로콜리, 양배추 등 L-글루타민 섭취 △각종 채소와 발효식품, 유산균 섭취 등이 추천된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