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희망과 즐거움 주는 태극전사들에게 큰 박수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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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전 종목 석권 성적·매너 모두 감동
글로벌 미래세대 자신감에 국민들 뿌듯

우리 선수단은 4일 경기가 모두 끝난 양궁 종목에서 총 5개의 금메달을 역대 최초로 석권하는 대위업을 이뤘다.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미국의 브레이디 엘리슨과의 결승에서 승리한 한국 김우진이 박성수 감독과 태극기를 들고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선수단은 4일 경기가 모두 끝난 양궁 종목에서 총 5개의 금메달을 역대 최초로 석권하는 대위업을 이뤘다.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미국의 브레이디 엘리슨과의 결승에서 승리한 한국 김우진이 박성수 감독과 태극기를 들고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회 일정의 반환점을 돈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선수단이 보인 맹활약상과 함께 세련되고 유연한 매너가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인에도 큰 기쁨과 감동을 주고 있다. 성적도 그렇지만 대회 자체를 즐기는 모습에서 우리나라 MZ세대들의 자신감과 넘치는 에너지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우리 선수단은 4일 경기가 모두 끝난 양궁 종목에서 총 5개의 금메달을 역대 최초로 석권하는 대위업을 이뤘다. 여자 단체전의 역사적인 10연패 역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우리 선수단은 빼어난 활약으로 종합 순위 상위권에 있는데, 앞으로 메달 추가의 가능성도 높다고 하니 국민들에게 이보다 더 시원한 한여름의 선물이 없다.

특히 경쟁국들이 오래전부터 ‘타도 한국양궁’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선수단이 거둔 전 종목 석권은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값진 성과다. 우리 선수들은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을 마음껏 향유할 자격이 충분하다. 더구나 이런 성과를 대한양궁협회가 자체 설계한 ‘공정경쟁 체계’의 엄격하고 철저한 준수를 통해 이뤄냈다는 점은 우리 스스로 생각해도 대견할 정도다. 일체의 기득권을 배제하고 오직 실력과 노력만으로 국가대표 선수를 선발하고, 협회는 뒤에서 최선을 다해 지원하는 모습은 여전히 한국 사회의 다른 분야에선 쉽게 보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공정의 위력을 더욱 깊고 절실히 체감하게 했다.

목표를 초과한 경기 성적으로 드러난 결과가 외면적인 즐거움이라면 우리 선수들이 경기장 안팎에서 보여준 부드럽고도 역동적인 태도는 글로벌 미래세대의 가능성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한마디로 과정은 즐기되 거리낌이 없었고, 결과엔 당당하되 구차하지 않았다. 혹 기대에 못 미친 결과에도 승자를 먼저 축하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웃음을 보였다. 이전 세대와는 매우 다른 모습이다. 탁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신유빈 선수는 일본 선수에게 패한 뒤 “나를 이긴 상대들은 나보다 더 오랜 기간 노력했던 선수들”이라며 “그런 점은 인정하고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세대의 글로벌한 진취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파리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이 이뤄낸 성과와 유연하고 당당한 태도는 스포츠 분야를 넘어서 한국 사회 전체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미래세대들의 활약상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저력과 미래 도약을 확인하는 기쁨과 즐거움이 매우 크지만, 역으로 선수들이 직접 몸으로 보여준 공정과 희생, 헌신의 가치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무시되는 현실을 생각하면 안타까움을 넘어 분통이 터진다. 이쯤 되니 정치판의 막장을 언급하지 않으려 해도 않을 도리가 없다. 여야 정치권이 끝도 없는 정쟁으로 고갈시킨 국민의 영혼을 선수들이 대신 쓰다듬고 채워주는 형편이다. 이것만 하더라도 기성세대는 젊은 선수들에게 커다란 빚을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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