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와인, 딱 정리해드립니다
책 한 권으로 익히는 와인 세계
와인 종류 등 관련 지식 총망라
취향 4가지 유형으로 분류 ‘재미’
<와인의 시간>. 은행나무 출판사 제공
먼저 간단한 테스트. 다음 중 자신과 가장 잘 맞다고 생각하는 설명을 고르시오. 1. 달콤하면서도 바디감이 가벼운 와인을 주로 찾는다(스위트 형). 2. 가벼운 와인을 선호하지만 타닌이 강하고 도수가 높은 와인도 종종 즐긴다(하이퍼센서티브 형) 3. 모든 유형의 와인 선택에 유연한 편이다(센서티브 형). 4. 강렬한 풍미의 와인을 즐기고, 풀 바디의 레드 와인과 강렬한 맛의 화이트 와인을 주로 먹는다(톨러런트 형).
자신과 어울리는 유형을 찾았는가. 이는 와인을 선택하는 기준에 관한 간단한 테스트다. 여성 중 70%는 스위트 형에 속하고, 스위트 형은 탄산음료와 짠맛의 음식을 즐길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하이퍼센서티브 형과 센서티브 형은 좀 더 열린 자세로 와인을 소비하고 일상생활에서도 더 자유로운 경향이 있다. 톨러런트 형의 사람들은 비교적 성격이 단호한 경향이 있으며, 진한 커피와 치즈를 좋아할 가능성이 높다.
책 <와인의 시간>은 미국의 MW(Master of Wine)인 팀 하니가 쓴 <당신이 좋아하는 와인을 좋아하는 이유>를 인용하며 와인을 마시는 취향을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와인을 마시는 방식으로 인간을 파악하는 건 당연히 불가능하니 재미로만 즐기면 좋겠다.
김욱성 작가가 쓴 <와인의 시간>은 와인의 재료가 되는 포도의 품종부터 와인의 제조 방식, 와인의 종류 등을 총망라한 책이다. ‘애호가와 입문자, 모두를 위한 최고의 교양 수업’이라는 부제답게 와인에 대한 기본 지식은 물론, 역사와 문화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김 작가는 삼성물산, 호텔신라 마케팅 판촉팀장, 서울숲와인아울렛 부사장 등을 거친 인물로 세계 27개국 400여 개의 와이너리와 100여 개의 와인 관련 기관을 방문해 와인을 공부했다. 현재는 유튜브 ‘김박사의 와인랩’ 채널을 운영하며 와인과 인문학을 소개한다. <고구려> 등으로 잘 알려진 소설가 김진명이 “이 책은 가히 와인의 바이블이라 할 만하다”고 추천사를 썼을 정도로 와인에 대한 풍부한 정보가 담긴 책이다.
소제목 하나하나에서 독자의 흥미를 잡아끌기 위한 노력이 묻어난다. ‘싼 와인과 비싼 와인, 무엇이 다른가?’, ‘와인과 음식의 페어링 방법’, ‘상황에 맞는 와인 선물 고르기’ 등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춘 질문에 친절한 설명을 곁들였다.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와인의 차이가 무엇인지와 프랑스 보르도와 부르고뉴의 와인병은 왜 다르게 생겼는지 등 알아두면 유용한 지식이 보물처럼 쌓여 있다.
레드 와인과 육류 요리가, 화이트 와인과 흰살 생선이 어울린다는 상식을 뛰어넘어 치킨, 족발, 보쌈에 어울리는 와인도 추천한다. 저자는 프라이드치킨에는 드라이 스파클링 와인을 추천한다. 양념치킨에는 독일의 리슬링 와인이 좋단다. 족발은 부드러우면서도 산미가 좋은 그르나슈나 피노 누아 와인이 어울린다. 보쌈에는 소비뇽 블랑을 강력 추천한다. 책 속에는 추천의 이유와 해산물, 어패류, 피자, 치즈(치즈 종류에 따라 세부적으로 구분했다)와 어울리는 와인 추천도 담겨 있다.
심각한 오늘날의 지구온난화는 와인에도 큰 악재다. 평균 기온이 점점 올라가 당분이 포도에 더 많이 축적되고 알코올 도수가 높아져서 바디감이 무거운 와인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가 더 뜨거워지면 바디감이 가벼운 와인을 먹지 못할지도 모른다니 걱정이다. <와인의 시간>은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에 사진까지 담겨 집에 한 권 놔두고 종종 꺼내보는 책으로 적절할 것 같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 옛말이 있지만, 사실 알고 먹으면 더 좋은 게 술일지도. 김욱성 지음/은행나무/444쪽/3만 5000원.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