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독도 지킨 부산 영웅, 안용복 장군 널리 알릴 것” 이수자 안용복장군기념사업회장
기념사업회 설립 70주년 맞아
대중에 ‘친숙한 영웅’ 부각 노력
20일부터 독도환경문화예술제
오는 11월 추모 무예대회 개최
“안용복 장군은 부산의 영웅입니다. 17세기 말 부산 수영구 수영동 출신의 어민이자 경상좌도수군절도사영의 수군이었습니다. 목숨을 걸고 일본 본토에 두 차례 건너가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땅이라는 서계를 받아온 영웅입니다. 나라를 구했지만 나라의 허락 없이 국경을 넘었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귀양을 가셨습니다. 부산 사람들 중에도 안 장군을 모르는 이들이 많아 안타깝습니다.”
안용복장군기념사업회 이수자 회장은 “1954년 8월 대동문교회 등 애향단체가 주축이 돼 안용복 장군 추존식을 하고 그해 11월 안용복장군기념사업회가 발족했다”며 “기념사업회 설립 70주년을 맞아 대중에게 안 장군을 널리 알리기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말처럼 안 장군은 1693년(숙종 19) 동래 어민과 함께 울릉도에 출어했다가 일본인 어부들에 의해 납치돼 호키슈(현재 돗토리현) 번주와 에도 막부에 울릉도가 조선 땅임을 주장해 이를 인정하는 서계를 받았다. 하지만 귀국 도중 쓰시마도주에게 서계를 빼앗기고 50일간 강제 억류됐다가 귀국했다. 1696년(숙종 22) 안 장군은 울릉도에 출어 중 일본 어선을 발견, 강제 정박시켜 불법어로 사실을 문책했다. 이어 ‘울릉우산양도감세관’을 자칭해 일본 호키슈 번주에게 범경(犯境) 사실을 항의하고 사과를 받고 돌아왔다. 에도 막부는 1697년 울릉도가 조선의 땅임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통지를 보내 이후 철종 때까지 울릉도에 대한 분쟁이 없었다고 한다.
이 회장은 안 장군을 대중에게 ‘친숙한 영웅’으로 알리기 위해 올해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했다. 대표적인 행사가 이달 20~24일 영광도서 8층 리갤러리(개막식은 21일 오후 5시)에서 열리는 ‘제1회 독도환경문화예술제 및 안용복 장군 추모전’이다.
“안 장군이 지켰던 아름다운 섬 울릉도와 독도의 해양생태를 알리고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전시입니다. 사진, 그림, 천연염색, 공예, 노래, 시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장이죠. 사진가, 미술 작가, 장애인 작가, 학생 등 60여 명이 참여합니다. 울릉도에 살았던 작가의 울릉도 바다 그림, 다대포 백사장 위 ‘독도는 과거 현재 미래다’라는 문구를 촬영한 사진, 장애인 작가의 독도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담아낸 작품 등이 있어요.”
기념사업회는 지난 5월 ‘안용복 장군 흔적을 따라서’ 공연과 7월 ‘안용복 장군 포럼’을 열며 안 장군을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오는 11월에는 부산 수영구 수영사적공원 수강사(안용복 장군 사당)에서 ‘안용복 장군 추모 전국무예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안용복 장군 흔적을 따라서’ 공연과 ‘안용복 장군 포럼’은 이 회장이 지난해 취임 이후 만든 행사다.
“조선 시대엔 당파 싸움으로 인해 울릉도, 독도에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평민 출신으로 목숨을 걸고 일본 본토까지 직접 가서 우리 영토를 수호한 안 장군을 생각하면 가슴이 뜨겁게 뛰고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 듭니다.”
이 회장은 사업회의 장기적인 방향으로 “후손들에게 독도와 해양영토의 중요성을 알리고 국제관광도시 부산의 영웅인 안 장군을 소재로 문화콘텐츠를 개발해 그의 호국정신을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부산시와 수영구로부터 사업회 예산 지원을 받고 있는데, 앞으로 민간 후원업체나 후원자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1993년 안용복장군기념사업회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사, 상임이사를 거쳤으며, 지난해 2월 이사회에서 만장일치 추대를 통해 제11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32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4월 18일 안 장군 추모 제향 때 제수를 직접 장만할 정도로 기념사업회 활동에 열정적이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