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 신고했지만… 위치 못 찾은 119
신고자, 일주일 뒤 숨진 채 발견
부산소방본부 “시스템 오류 탓”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부산일보DB
홀로 지내던 50대 남성이 몸에 이상을 느껴 119에 신고했지만, 구조 대원들이 사용하는 지도 시스템 오류로 신고자의 위치를 찾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결국 해당 남성은 신고 일주일 뒤 숨진 채 발견됐다.
1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8일 부산 서구에 사는 50대 남성이 119에 ‘아프다’는 취지로 전화를 걸어 자신이 사는 오피스텔 주소와 건물명, 호수 등을 말했다. 소방당국은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한 뒤 신고자의 주소를 긴급구조 표준시스템에 입력하고 구급 출동 지령을 내렸다.
그런데 소방당국이 신고자 위치를 찾기 위해 사용하는 긴급구조 표준시스템이 길을 잘못 안내했다. 신고자가 지번과 도로명을 섞어서 주소를 말했는데, 이를 지도에 입력하니 엉뚱한 위치가 나왔다는 게 소방당국 설명이다. 출동 대원이 건물 몇 곳을 돌아다니며 신고자를 찾아다녔지만 발견하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신고자에게 전화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자 현장에서 철수했다. 결국 이 남성은 신고한 지 일주일 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긴급구조 표준시스템에 대한 긴급 점검에 들어갔다. 본부는 신고자의 위치를 추적할 때 한 포털 사이트의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한 긴급구조 표준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신고 당시 해당 남성이 다시 전화를 받지 않은 데다 최근 출동 기록도 없어 찾기 어려웠고, 현장에 계속 머물 수 없어 귀소했다”며 “긴급구조 표준시스템 오작동은 이번이 처음인데,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