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악재’ 속 윤·한 독대 성사…당정 관계 ‘중대 기로’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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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재보선 이후 윤 대통령-한 대표 독대 성사 사실 밝혀
최근 ‘명태균 사태’ 등 악재 속 당정 관계 전환점 될지 주목
한 대표 이틀째 김 여사 관련 강경 발언, 친윤계 “대통령 공격”
‘빈손 회동’ 결론 나면 당정 관계 최악으로 치달을 가능성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0일 오전 인천 강화군 강화문화원에서 열린 인천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0일 오전 인천 강화군 강화문화원에서 열린 인천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독대 무산’으로 양측 간 냉기류를 고스란히 드러낸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관계가 중대 기로에 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0일 “대통령께서 한 대표와 독대 필요성에 대한 참모들의 건의를 며칠 전 수용했다”며 “한 대표가 현재 재보선 지원 유세로 바쁜 만큼 선거 이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이르면 재보선 직후인 내주 후반기에 자리를 함께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여당 새 지도부와의 만찬을 앞두고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거부했다. 현안인 의정 갈등 해법,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에 대한 당정 간 깊은 골을 여실히 드러낸 장면이었다. 이 때문에 어렵사리 성사된 이번 만남에서 삐걱대던 당정 관계를 정상 궤도로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지 여권 내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수용한 배경에는 최근 김 여사 관련 의혹과 이를 겨눈 야당의 상설특검 등 공세로 여권 내부에서 정치적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 놓여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일파만파 커지는 ‘명태균 사태’로 여론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김 여사에 대한 여권 내 반감도 임계치에 다다르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해당 조사에서 취임 이후 최저치인 24%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이번 만남에서 김 여사 문제 등에 대해 전향적인 해법을 마련해 단일대오를 형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대표는 최근 김 여사 문제에 대한 ‘국민 눈높이’ 해법을 강한 톤으로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전날 당내 일각의 ‘김 여사 공개 활동 자제 요구’에 대한 질문에 “저도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10일에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검찰의 기소 판단과 관련해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언급했다. ‘불기소 처분하면 특검법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친한(친한동훈)계 일각의 주장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김 여사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어온 윤 대통령이 이런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아 보인다. 당장 친윤(친윤석열)계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한 대표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 임기가 2년 반이나 남아 있는데 계속해서 대통령을 비판하고 공격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어렵게 성사된 독대가 양측의 이견 속에 ‘빈손’으로 결론 날 경우, 윤·한 갈등은 그야말로 최악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우려도 여권 내에서 커지고 있다. 한편 인용된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 방식(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으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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