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악재’ 속 윤·한 독대 성사…당정 관계 ‘중대 기로’
대통령실, 재보선 이후 윤 대통령-한 대표 독대 성사 사실 밝혀
최근 ‘명태균 사태’ 등 악재 속 당정 관계 전환점 될지 주목
한 대표 이틀째 김 여사 관련 강경 발언, 친윤계 “대통령 공격”
‘빈손 회동’ 결론 나면 당정 관계 최악으로 치달을 가능성
‘독대 무산’으로 양측 간 냉기류를 고스란히 드러낸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관계가 중대 기로에 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0일 “대통령께서 한 대표와 독대 필요성에 대한 참모들의 건의를 며칠 전 수용했다”며 “한 대표가 현재 재보선 지원 유세로 바쁜 만큼 선거 이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이르면 재보선 직후인 내주 후반기에 자리를 함께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여당 새 지도부와의 만찬을 앞두고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거부했다. 현안인 의정 갈등 해법,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에 대한 당정 간 깊은 골을 여실히 드러낸 장면이었다. 이 때문에 어렵사리 성사된 이번 만남에서 삐걱대던 당정 관계를 정상 궤도로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지 여권 내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수용한 배경에는 최근 김 여사 관련 의혹과 이를 겨눈 야당의 상설특검 등 공세로 여권 내부에서 정치적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 놓여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일파만파 커지는 ‘명태균 사태’로 여론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김 여사에 대한 여권 내 반감도 임계치에 다다르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해당 조사에서 취임 이후 최저치인 24%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이번 만남에서 김 여사 문제 등에 대해 전향적인 해법을 마련해 단일대오를 형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대표는 최근 김 여사 문제에 대한 ‘국민 눈높이’ 해법을 강한 톤으로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전날 당내 일각의 ‘김 여사 공개 활동 자제 요구’에 대한 질문에 “저도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10일에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검찰의 기소 판단과 관련해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언급했다. ‘불기소 처분하면 특검법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친한(친한동훈)계 일각의 주장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김 여사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어온 윤 대통령이 이런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아 보인다. 당장 친윤(친윤석열)계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한 대표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 임기가 2년 반이나 남아 있는데 계속해서 대통령을 비판하고 공격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어렵게 성사된 독대가 양측의 이견 속에 ‘빈손’으로 결론 날 경우, 윤·한 갈등은 그야말로 최악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우려도 여권 내에서 커지고 있다. 한편 인용된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 방식(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으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