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늘자 부산 법원 통번역인 8년 만에 3배 껑충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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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8명서 올해 231명으로
영어·중국어 제치고 베트남어 1위

부산을 찾는 외국인이 급증하며 부산지법에서도 사법 통역·번역인이 증가하는 추세다. 사법 통번역인은 재판에서 통역 등 외국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으로, 법원에서도 인력 확충을 위해 안간힘을 쏟는다.

10일 부산지법에 따르면 2017년 사법 통번역인 지정자 명단은 18개 국가 88명에서 올해 25개 국가 231명으로 7년 만에 약 3배나 늘었다. 사법 통번역인은 법원에서 외국인 사건이 접수되면 이들의 언어 소통을 위해 법률 통번역을 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2017년에는 영어(21명), 중국어(14명), 일본어(9명) 등 순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베트남어(58명)가 영어(36명), 중국어(51명), 일본어(16명) 등을 제치고 가장 많았다. 이처럼 통번역인이 급증한 이유는 부산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늘어 관련 재판 속도를 빠르게 하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13년 5만 1617명이던 부산 거주 외국인은 2022년 7만 5687명으로 9년 만에 약 46%나 늘었다. 국가별로는 베트남인이 1만 1961명(21.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국 8310명(14.8%), 태국 7203명(12.9%), 인도네시아 3077명(5.5%) 등 순이었다.

외국인 수가 늘면서 덩달아 외국인 범죄도 증가세다. 2021년 968건, 2022년 988건, 지난해 993건이다. 올해는 상반기(1~6월) 기준 지난해보다 약 41%나 급증했다.

부산지법에는 총 4개 재판부가 외국인 형사 사건을 맡는다. 형사항소부 형사4부, 합의재판부 형사5부, 형사7단독, 형사17단독 등이다. 형사 사건 이외에도 민사사건, 행정사건 등 외국인이 관련된 사건에는 통번역인이 투입된다.

전국 법원에선 통번역인을 구하기 위해 힘쓴다. 특히 지역 소도시에선 통번역인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부산의 한 변호사는 “형사 사건의 경우 사건의 전체 맥락이 중요한데 통번역인이 증언을 일부 간소화하는 경우도 있다”며 “과거 서울행정법원에서 난민 면접 통역을 일부로 다르게 해 외국인에게 불이익을 준 사례가 있어 통번역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 절차와 통번역인 의무 교육 연수 등이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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