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원 ‘천적 농법’ 보급한다…화학농약 대체 청정농산물 생산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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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해충방제에 천적농업 확대
그러나 한국은 천적농업 4%에 불과해
44개 대학과 천적농업기술 현장 보급

칠곡군 딸기 농가에서 천적을 활용해 해충 피해를 줄이는 농법을 사용하고 있다. 농진원 제공 칠곡군 딸기 농가에서 천적을 활용해 해충 피해를 줄이는 농법을 사용하고 있다. 농진원 제공

칠곡군 농가의 재배 현장. 칠곡군 농가의 재배 현장.

전세계적으로 기후변화와 화학살충제 저항성 증가, 청정농산물 수요 증가 등으로 해충방제시장에서 천적 농업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천적에 대한 정보부족과 천적농업의 가격 경쟁력이 낮다는 점으로 인해 국내 농업계는 여전히 화학적 방법에 의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선진국의 경우 천적 사용량이 70~95%인데 한국은 4%로 매우 낮다.

이에 국산 천적을 생산·공급하고 재배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대학과 함께 현장보급에 나섰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농진원)은 총 사업비 59억원 규모의 ‘2024년 농업신기술 산학협력지원사업’을 통해 4월부터 44개 대학과 함께 천적농업 신기술을 전국 농업 현장에 보급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이 사업은 농촌진흥청이 농진원에 위탁한 사업으로, 농진원이 수년간 구축해온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활용해 대학과 농업현장을 이어주는 사업이다.

지난 8월, 경북대 식물의학과 및 친환경농업연구센터 이경열 교수팀은 농진원과 협력해 수도권(고양시), 경상권(칠곡군), 전라권(완주군)의 농가에 천적 농법 보급을 위한 천적 자가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아울러 농업인들에게 천적을 직접 생산하고 적용할 수 있는 실습 교육 시스템도 개발했다.

이후 고양시 애호박농가, 전북 완주군 고추, 토마토 농가와 경북 칠곡군 딸기 농가는 총채벌레의 천적인 총채가시응애를 통해 해충 피해를 크게 줄여 품질과 생산량이 향상된 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사례는 농업인들이 각 농업현장에 적합한 천적을 직접 생산하게 되면 방제 효과뿐만 아니라 경비 절감 및 소득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농진원과 이 교수팀은 앞으로 천적의 자가 생산 및 실증 기술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많은 농업인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농진원 안호근 원장은 “천적 자가생산 기술의 보급을 통해 안정적인 천적 농업이 정착되고, 고품질 청정농산물의 생산과 수출을 통해 농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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