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체제 민주당’ PK서 다시 절감한 한계
금정 보궐선거 득표율 격차, 지난 총선보다 더 벌어져
“친노·친문 민주당보다 이재명 민주당이 부산에 약해”
더불어민주당이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 완패하면서 ‘부산 약세’를 재확인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체제’로 치른 지난 총선에서도 부산에서 기존 2석을 잃고 1석만 확보하는 데 그친 바 있다.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의 민주당보다 이재명의 민주당이 부산 선거에 약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0·16 재보궐 선거의 최대 승부처였던 부산 금정에서 민주당은 20.43%포인트(P)의 득표율 격차로 패했다. 지난 총선과 비교하면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은 올랐고 민주당 후보 득표율을 떨어졌다. 민주당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조국혁신당과 후보단일화까지 이뤘지만 국민의힘에 완패했다.
민주당은 선거 기간 이재명 대표가 수차례 금정을 방문하고 김민석 전현희 이언주 최고위원과 김영배 의원 등 부산 연고 인사들을 대거 투입하는 ‘물량전’을 펼쳤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해 여당 책임론을 펴고 침례병원 공공병원화를 약속하는 등 지역 현안을 챙기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민주당의 선거전은 논란만 키우고 민심을 얻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에서는 특히 김민석 최고위원이 산은 이전 여권 책임론을 주장해 논란이 됐다. 산은 본점이 위치한 서울 여의도가 지역구인 김 최고위원은 지난 총선 당시 ‘산은 이전 저지’를 공약했던 인물이다. 민주당에서 산은 이전을 가장 앞장서서 반대하던 김 최고위원이 산은 이전 지연의 책임을 여권에게 돌린 데 대해선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부산 연고인 김영배 의원의 보궐선거 책임론 공세도 역풍을 불렀다. 김 의원은 지난 10일 금정구청장 보선과 관련해 “보궐선거 원인제공, 혈세낭비 억수로 하게 만든 국민의힘 정당 또 찍어줄낍니까”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는 전임 구청장의 재직 중 유고로 발생했다. 논란이 일자 김 의원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사과글을 올렸지만 비판이 이어졌다.
이번 선거결과와 관련해선 ‘이재명 체제’의 한계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헬기 이송’ 논란으로 부산에서 여당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선 ‘비명(비이재명) 횡사’ 논란으로 부산·울산·경남(PK) 민주당의 핵심인 친노, 친문계가 대거 낙천했다.
이와 관련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1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확실히 친노·친문의 민주당보다 이재명의 민주당이 부산 선거에 약하다”면서 “민주당에서는 소위 동진정책을 통해 45%까지 득표해야 이제 대선을 이긴다는 공식이 있는데 이 대표가 그 득표력에서 친노·친문계보다 약하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체제’가 부산에서 한계를 보이면서 다음 지방선거와 대선 전망이 어둡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강서지역위원회 정진우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SNS를 통해 “금정구청장 선거의 참패로 다음 지방선거에서도 윤석열(대통령)이 아무리 죽을 써도 부산은 국민의힘이 될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인 흐름이 됐다”면서 “부산에서 잘해야 정권도 바꾸고 나라도 바꾼다는 것은 역사적 경험에서 확인해 왔다”고 지적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