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 사고 30% 이상 가을 집중… 구조 요청법 알아둬야
작년 354건 중 9~11월 108건
최근 봉래산서 70대 허리 부상
이른 일몰·큰 일교차 주의 당부
이정표·지점번호판 등 숙지를
무더위가 물러가고 단풍이 물드는 가을철을 맞아 산을 찾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산악 사고도 빈번해지고 있다. 소방 당국은 충분한 산행 준비를 하는 것과 더불어 이정표, 긴급구조 위치표지판 등 구조 신호를 보내는 방법을 숙지할 것을 당부한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 지역에서 이뤄진 산악 구조 건수는 모두 29건이다. 산에서 길을 잃거나 등산로에서 미끄러지는 등 부상이 발생한 사고가 대다수였다.
최근 들어 한낮에도 기온이 내려가 등산하기에 좋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악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7일 영도구 봉래산에서 등산하고 내려오던 70대 여성 A 씨가 넘어져 허리를 다쳤다. 전날 내린 비로 당시 등산로가 비에 젖어 있어 미끄러웠던 것이 사고 원인이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A 씨를 응급 치료한 후 병원으로 옮겼다.
가을철에는 등산객이 늘면서 산악 사고 역시 집중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산악 사고는 354건이었다. 그중 가을철인 9~11월에 발생한 사고는 108건이다. 전체의 30.5%가 이맘때 집중된다. 2022년에는 전체 482건 중 155건(32.1%)이 가을철에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여름 동안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갑자기 나서는 등산이 사고를 부를 수 있다고 주의했다. 특히 산악 지역은 일몰 시간이 이르다. 최근 일교차가 극심하게 나타나는 것과 관련해 여분의 옷과 함께 충분한 비상식량과 물을 챙길 것도 당부했다.
산악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는 침착하고 신속한 구조 요청이 중요하다. 사고 지점 주위에 국가 지점번호판이 있으면 정확한 구조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국가 지점번호판은 전 국토를 가로 10m, 세로 10m 간격으로 구획한 지점마다 부여한 위치 표시 번호로 부산은 ‘마라’란 글자와 8자리 숫자가 적혀 있다. 해당 번호로 소방 당국이 정확한 위치에 출동, 구조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부산시와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국가 지점번호판은 금정산, 황령산, 장산 등 주요 산에 모두 설치돼 있다. 부산에는 산을 비롯해 하천 등 주요 지점에 모두 1663개가 설치돼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부상이나 위급한 상황에 빠져 신고 시 이정표·국가 지점번호판 등 위치를 알려주면 신속한 구조가 가능하다”며 “음주는 자제하며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고, 마찰력이 강한 등산화를 신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