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공원 창공 가르는 배달 드론… 안전·소음 과제
드론 배송 활성화 위한 테스트
26일까지 무료 배송 체험 가능
빈집 수색 등 드론 활용도 커져
안전·소음 문제 등 산적 과제도
드론이 청명한 가을 하늘을 높이 날아올랐다. 부산시민공원을 가로지른 드론은 단순 취미 활동을 위한 목적이 아니다. 떡볶이와 핫도그, 감자튀김을 매단 이른바 ‘배달의 드론’이다.
23일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씨에도 드론은 안전하게 하늘을 날았다. 시민들이 시민공원 내 음악분수, 참여의정원 등에 마련된 배송 거점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면, 드론은 시민공원 푸드코트인 피크닉에서 음식을 싣고 출발한다. 드론이 날아오르고 음식이 도달하기까지 채 5분이 걸리지 않았다. 일상에 스며든 드론 기술로 시민들이 배달 음식을 즐기며, 공원에서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 생긴 셈이다.
드론 배송이 시민공원에서 상시로 운행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드론 배송은 시와 부산테크노파크가 실시한 ‘남해안권 무인이동체 모니터링 및 실증 기반 구축사업’ 일환이다. 본격적인 드론 배송을 활성화하기에 앞서 진행되는 테스트인 셈. 실증은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시민공원에서 진행 예정이다. 드론 배송은 공원을 방문하는 모든 시민이 이용 가능하며, 실증 기간동안 배송료는 무료다.
물론 드론 배송에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이 공원을 이용하는 만큼 안전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드론이 일으키는 먼지와 소음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또 원칙적으로 시민공원 내 드론 비행은 금지되어 있다. 부산테크노파크 조기환 미래항공기술 센터장은 “부산시설공단에 점용 사용신청을 내놓고 실증을 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이동 동선과 겹치지 않는 항로를 설계했다” 말했다.
부산시는 올해 초 국토교통부 주관 ‘2024 드론 실증도시 구축 사업’에 선정됐다. 이에 따라 부산의 많은 드론 기업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번 실증을 맡은 부산의 드론배송 전문 회사인 ‘해양드론기술’도 마찬가지다.
2018년 설립된 해양드론기술은 국립한국해양대학교 기술지주의 자회사로 국내 최초 해상전용 드론 배송 서비스 상용화했다. 주로 부산항 등 묘박지에 정박한 선박을 대상으로 선원에게 필요한 음식, 생필품, 선용품을 드론으로 배송하고 있다. 묘박지외에도 어촌계에서 운영하는 바다좌대(낚시터)에도 드론 배송을 실시한다. 해양드론기술 홍운희 본부장은 “해상 배송보다 거리도 짧고 수월한 부분이 있지만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곳이기 때문에 안전에 더욱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부산경찰청은 지난 16일 드론을 활용해 원도심 내 빈집을 수색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드론의 쓰임새는 커지고 있다. 드론 제조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부산 기업도 있다. 부산대학교 기술지주회사 ‘피앤유드론’은 글로벌 시장에서 ‘K드론’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피앤유드론의 ‘하이브리드 드론’은 배터리와 엔진을 융합해 비행시간을 2시간 이상으로 늘렸다.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