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점 못찾는 ‘특감관’ 갈등…친한 “공개의총 하자”, 친윤 “꼼수”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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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김종혁 28일 “당원·국민 알권리…공개의총으로 결정”
높은 찬성 여론 앞세워 친윤계 반발 최소화 전략 풀이
친윤계 “논의 가치도 없어…밖에 용산 비판 도움 되나”
표 대결 기류에 “공멸” 우려…한-추경호 물밑 대화 관측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대방동 서울가족플라자에서 열린 격차해소특별위원회 3차 현장 방문 행사에서 서울엄마아빠VIP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대방동 서울가족플라자에서 열린 격차해소특별위원회 3차 현장 방문 행사에서 서울엄마아빠VIP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 비리를 감시·감독하는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둘러싼 국민의힘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친한계인 김종혁 최고위원은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과 국민들은 특별감찰관 추천에 대해 우리 의원들이 어떤 주장을 펴는지 알 권리가 있다”며 “공개 의총을 통해 토론과 표결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 문제 해법으로 제안한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에 대해 찬성 여론이 높다고 보고, 친한계가 공개 토론을 내세워 친윤계의 반발 움직임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당헌에는 ‘의원총회는 공개를 원칙으로 하지만, 원내대표 또는 출석의원 10인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는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공개 여부를 두고도 의총에서 친한계와 친윤계가 표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친한계에서는 원외 당협위원장 의견 청취, 전 당원 여론조사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압도적인 찬성 기류를 형성해 표결 절차를 생략하고, 합의 추인 방식으로 후보 추천을 관철하겠다는 것이다.

친윤계는 “논의할 가치가 없는 꼼수”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출했다. 특별감찰관 후보를 지금 추천하는 데 대해 단지 계파 입장 때문이 아니라 원내 전략 차원이든 다양한 반대 이유가 있는데, 친한계가 높은 찬성 여론을 앞세워 반대 목소리를 억압하려는 의도가 명백하다는 것이다. 한 친윤계 의원은 “의총을 공개로 해서 ‘용산’이 마음에 안 든다고 밖에다 이야기하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되고 어떻게 여당일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양측의 입장 차가 전혀 좁혀지지 않으면서 결국 특별감찰관 추천 문제가 표 대결을 통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당 내부에서는 친한계 의원이 20명 가량, 친윤계는 40명 안팎으로 보고 있는데, 양측은 나머지 중립 성향 의원들에 대해 서로 ‘절대 다수는 내 편’이라고 보고 주장한다.

물론 표 대결 자체가 당의 파탄 지경으로 몰고 갈 것이라는 우려도 상당하다. 윤상현 의원은 “정책을 가지고 의총에서 표결한 적이 거의 없다”며 “표결은 분열의 시초가 되고, 결국 공멸로 가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안 된다”고 말했다. 원내지도부 역시 이번 사안에 대한 표결은 당내 계파의 존재와 계파 간 갈등을 공식화할 수 있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이에 한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내홍 확전을 막기 위해 내달 초로 예상되는 의총 전에 물밑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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