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 대통령 10%대 지지율, 이대로는 국정 운영 어렵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김 여사 의혹에 법적 책임 감수를
특검 수용 등 특단의 조치 취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사상 처음으로 10%대로 떨어졌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통령 지지율은 20%대에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더니 지난 1일 마침내 20% 선이 무너져 19%를 기록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한 검찰의 잇단 불기소에 이어 불법적인 공천 개입 의혹까지 가세한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가 정국을 덮치는데도 민심을 철저하게 외면한 결과다. 이 정도면 국정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런데 대통령은 4일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은 불참하고, 조만간 형식적인 입장 표명으로 국면 전환을 꾀할 모양이다. 이런 안이한 상황 인식으로는 비등하는 전 국민적 분노를 잠재우지 못한다.

대통령 지지율 10%대는 임기 절반 전에 받아 든 역대 최저 수치라서 더욱 당혹스럽다. 반대로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는 72%로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정권의 지지 기반이라 할 대구·경북 지역의 지지율만 따져도 18%로 급락했는데, 이 정도라면 핵심 지지층이 이탈해 정권의 지지 기반이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뜻이요, 결국 모든 책임이 대통령에게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식인들의 잇단 시국선언 등이 이어지고 급기야 ‘탄핵’ ‘임기 단축 개헌’ 얘기까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우리 헌정사의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는 건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사태가 이렇게 된 데에는 김 여사 관련 의혹 문제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김 여사는 주가 조작과 명품백 수수 의혹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수사를 받지 않았고 기소도 되지 않았다. 이를 수긍할 국민이 많지 않음은 여론조사 결과로 잘 알 수 있다. 얼마 전에는 공천 개입 의심을 받을 만한 윤 대통령의 육성 통화 내용도 공개됐다. 김 여사가 국정 개입을 넘어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정권의 성역이 된 김 여사 문제 말고도 경제·민생·물가·안보 등 국가 정책 전반이 지금 난맥상에 빠져 있다. 대통령이 무능, 오만, 독선을 벗고 신뢰를 회복하지 않는 한 지지율 추락은 면키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아직도 반성이나 개선의 의지가 없다는 게 가장 심각한 문제다. 대통령 비서실장 말로는, 국민에 대한 도리라 할 국회 시정연설은 하지 않고, 향후 국민과의 대화나 타운홀 미팅 같은 형태의 대국민 입장 표명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구태적이고 형식적인 방식으로 현 상황을 모면하려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되레 얄팍한 술수라는 비판만 받게 될 것이다. 대통령이 조금이나마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특검 수용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 수밖에 없다. 혼자 일방적으로 전하는 공허한 말 잔치가 아닌, 사태 해결을 위해 정치적·법적 책임을 지는 구체적인 행동 말고는 다른 길이 없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