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만족 핫플·오색찬란 축제… 부산 글로벌 관광허브로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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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관광객 몰리는 부산

올해 외국인 관광객 전년비 71% 급증
일본·중화권 넘어 미·인니 등 다변화
페스티벌시월·불꽃축제 등 빅이벤트에
야간경관·미식·힐링 등 다채로운 매력

관광도시 부산이 코로나 팬데믹 충격에서 벗어나 외국인 관광객 300만 명 시대를 향해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 지난달 5일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서 열린 ‘2024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부산시 제공 관광도시 부산이 코로나 팬데믹 충격에서 벗어나 외국인 관광객 300만 명 시대를 향해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 지난달 5일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서 열린 ‘2024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부산시 제공

서울의 한 IT(정보기술) 업체에 근무하는 이 모(36) 씨는 지난 여름 휴가에 이어 이번 달에도 사흘짜리 휴가를 내고 부산으로 ‘힐링 여행’을 왔다. 이 씨는 “물가도 비싸고 항공편을 이용해야 하는 제주와 달리 부산은 KTX로 3시간이면 언제든 바다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며 “전포 카페거리나 오시리아 같은 ‘핫플’이나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된 숨은 맛집, 맨발로 걷기 좋은 명소들이 많아 부산 곳곳을 보물 찾기하듯 돌아보며 업무 스트레스를 풀고 재충전하기에 그만”이라고 말했다.

영화 마니아로 부산국제영화제를 다섯 번이나 와봤었다는 대만인 천위팅(42) 씨는 올해는 지인 3명과 함께 부산을 방문했다. 천 씨는 “올해 영화제는 ‘페스티벌 시월’과 함께 열려서 록페스티벌과 뮤직 파티, 수제 맥주 시음 등 다양한 축제와 이벤트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게 무척 좋았다”며 “일행 중 BTS 팬이 있어서 성지라 불리는 카페도 가봤는데 부산은 숨겨진 매력이 많은 도시”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몰려오는 외국인에 활기 띠는 부산

코로나 팬데믹으로 긴 동면기를 겪었던 부산 관광이 힘차게 깨어나고 있다. 부산 곳곳에 MZ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이색적인 핫플레이스들이 생겨나고, 올해 처음 열린 국내 최초의 융복합축제인 ‘페스티벌 시월’과 부산불꽃축제 등 빅 이벤트가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이 내국인들의 ‘사계절 관광지’로 자리 잡은 것을 넘어 외국인들의 다양한 여행 수요를 만족시키는 ‘글로벌 관광허브도시’로 도약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1~9월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215만 46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25만 8000여 명)과 비교해 71.2%나 증가했다. 이는 국내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58.7%)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9월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202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부산 관광이 코로나 충격에서 확실히 벗어나 제2의 도약을 시작한 셈이다. 국가별로는 부산 직항로가 개설돼 있는 대만, 일본, 중국 관광객 수가 크게 늘었다. 미국, 필리핀, 베트남, 홍콩,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인들의 방문도 부쩍 느는 등 외국인 관광객의 다변화 추세도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달 부산에서 처음으로 열린 융복합 축제 ‘페스티벌 시월’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뮤직파티를 즐기고 있다. 부산시 제공 지난달 부산에서 처음으로 열린 융복합 축제 ‘페스티벌 시월’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뮤직파티를 즐기고 있다. 부산시 제공

■‘축제도시 부산’ 티켓파워 확인

이 같은 상승세에 맞춰 부산시는 사상 첫 외국인 관광객 300만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지난달 국내 최초로 시도한 융복합축제인 ‘페스티벌 시월’에는 8일간 40만 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음악, 영화, 문화, 음식, 산업, 기술 등 6개 분야 17개 행사를 집대성한 ‘축제 종합선물세트’를 꾸려 ‘축제도시 부산’ 브랜드를 국내외에 각인시켰다. 시는 콘텐츠 다각화와 규모 확대를 통해 이 축제를 ‘한국판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페스티벌 시월 통합 콘퍼런스에 참가한 미국 SXSW 창립자 휴 포레스트 대표 역시 “부산은 엔터테인먼트형 융복합 축제를 하기에 좋은 도시여서 비즈니스 교류와 관광적 가치가 높은 축제 성장이 기대된다”며 성장 잠재력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이달 9일 열린 부산불꽃축제 역시 다시금 부산의 ‘티켓 파워’를 확인해 준 계기가 됐다. 시는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지난해 8000석이었던 유료좌석을 올해는 1만 4000석으로 늘리고, 이 중 5000석을 일본, 중국, 대만, 동남아 등 해외 관광객에게 배정했는데, 좌석이 금세 동 나면서 부산의 뜨거운 관광 열기를 실감케 했다. 시는 내년 부산불꽃축제 20주년을 맞아 더 성대하고 화려한 불꽃의 향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달 부산에서 처음으로 열린 융복합 축제 ‘페스티벌 시월’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거리 공연을 즐기고 있다. 부산시 제공 지난달 부산에서 처음으로 열린 융복합 축제 ‘페스티벌 시월’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거리 공연을 즐기고 있다. 부산시 제공

■야간관광 특화… 화려한 부산의 밤

부산은 지난해 문화관광체육부의 ‘야간관광 특화도시’로 선정된 뒤 야간관광 명소로도 새 지평을 열고 있다. 광안대교, 해운대의 화려한 경관 조명으로 대표되던 부산의 야간관광이 이제는 수영강 디너 크루즈, 용두산공원의 나이트 팝업, 다대포해수욕장의 나이트 뮤직 캠크닉, 화명생태공원의 나이트 마켓 등 부산 전역으로 확장되고 콘텐츠도 한층 다채로워지고 있다.

야간경관으로 이름난 홍콩, 싱가포르 등에 뒤지지 않는 황홀한 밤풍경에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더해져 입소문을 타고 있다. 밤의 운치를 즐기면서 촛불을 켜고 하는 콘서트, 야밤 해변가에서 캠핑을 하면서 공연을 즐기는 ‘캠크닉’, 서늘한 밤 시간에 문화재를 순례하는 야행 등 황홀한 부산의 야간 풍광을 배경으로 이색적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국내외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시는 다음 달 부전~강릉 ITX와 부전~청량리 KTX의 개통을 앞두고 강원·경북 지역민을 겨냥한 관광객 유치 전략도 마련했다. 시는 도심·미식·야간관광을 ‘3대 킬러 콘텐츠’로, 열차와 시티투어를 연계한 다양한 투어 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만의 차별화된 매력을 담은 하이엔드 콘텐츠를 육성하고,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는 관광서비스 체계를 마련해 부산을 글로벌 관광허브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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