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디카시 태동 20년… 세계화·대중화에 더 노력할 것” 정유지 경남정보대 디지털문예창작과 학과장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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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디카시인협회 초대회장 맡아
베트남서 제1회 한글다카시 공모전
라오스·인니·중국 등에 보급 계획
신설 학과서 유튜버·디지털 작가 양성

“디카시는 ‘디카’와 ‘시’의 합성어로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함께 다섯 줄 이내의 짧은 시적 문장을 결합한 디지털 문학 장르입니다. 디카시를 최초로 쓴 이상옥 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가 2004년 경남 고성 지역을 중심으로 디카시를 매개로 지역문화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경남 고성에서 디카시가 태동했으며 대한민국이 종주국입니다. 올해가 디카시 발원 20주년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경남정보대 정유지 디지털문예창작과 학과장은 디카시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 학과장은 “디카시는 한류 열풍을 이끄는 K문화코드라고 할 수 있다. 디카시의 세계화는 곧 한국의 세계화다”라고 말했다.

정 학과장은 지난달 22일 베트남 호찌민국립대학교를 방문해 한국어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글 디카시 특강을 했다.

또 호찌민국립대 한국어학부 개설 30주년을 기념해 ‘제1회 베트남 대학생 한글 디카시 공모전’을 개최했다. 공모전은 800여 명의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12명의 수상자가 나왔다. 경남정보대는 이날 호찌민국립대와 한국어학부 학생들의 한국 유학과 취업 연계를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공모전과 협약 체결 등 행사는 그가 원장을 맡고 있는 경남정보대 평생교육원에서 지난 9월부터 신규로 진행 중인 ‘베트남 디카시 문화기행’ 강좌를 발판으로 이뤄졌다. 그는 “베트남을 시작으로 라오스, 인도네시아, 중국 등으로 디카시를 널리 보급해 한글의 문화콘텐츠를 확산할 계획”이라고 했다.

경남정보대는 지난 3월 성인융합학부 안에 문예창작과, 미디어영상과, 시각디자인과를 융합해 디지털문예창작과를 신설했다. 디지털 작가 입문, 문장 강화 실습, 디카시 문화콘텐츠, 사진 기초·심화, 삽화디자인, 스피치커뮤니케이션 등 디지털 플랫폼 시대에 부합하는 체계적이고 실용적인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센텀캠퍼스에서 주중 야간 및 주말반을 운영해 기획력과 창작력을 고루 갖춘 전문 유튜버와 디지털 작가를 양성하고 있다.

“디지털문예창작과에 50여 명의 학생이 있는데 평균 연령이 57.5세입니다. 졸업하고 나면 디카시창작지도사, 문학심리상담사 등 자격증을 받습니다.”

부산디카시인협회 초대회장인 그는 지난 8월 부산디카시인협회 창립 1주년 행사와 〈한국디카시〉 창간호 발간 행사도 열었다. 〈한국디카시〉는 부산디카시인협회 부설 글로벌디카시연구소에서 발간한 부산 지역 최초의 디카시 전문지다. 이 계간지는 이달 안에 2호가 발간된다.

“제가 이 잡지의 편집인을 맡고 있습니다. 국내 편집위원 4명과 중국, 미국, 인도네시아, 인도 등의 해외 편집위원 6명을 두고 있죠. 이 잡지를 베트남 호찌민국립대 한국어학부 학생들이 교재로 쓸 수 있게 준비 중입니다. 베트남 대학생 디카시 공모전도 매년 개최할 예정입니다. 해외 편집위원들을 통해 이 잡지를 해외에도 배부해 디카시를 매개로 한글과 한국문화를 알릴 것입니다.”

그는 “2004년은 디카시가 한국에서 탄생했고 페이스북이 그때 나왔다. 디카시는 2007년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SNS의 날개를 타고 생활 문학이 됐다. 디지털 매체의 발달과 초연결성 확장의 최대 수혜 장르가 디카시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부터 디카시 창작에 몰입해 왔다. 지난달 29일 ‘페이스메이커’ 제목의 첫 디카시집도 출간했다. 1991년 〈월간문학〉 시조로 등단했으며, 지난해 〈시와 편견〉 잡지를 통해 국내 2호 디카시 평론가로 등단했다. 한국시조문학진흥회 이사장, 부산시조시인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2020년부터 경남정보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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