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금고 쟁탈전, 협력사업비는 최대 액수
부산 424억·국민 210억 약정해
종전보다 100억 이상 증액 확인
향후 시금고 입찰 더 치열할 전망
지난해 24년 만에 경쟁 입찰로 치러진 15조 원 규모 부산시금고 선정에서 주금고로 선정된 부산은행이 4년 전보다 100억 원 이상의 협력사업비를 써낸 것으로 확인됐다. 부금고로 선정된 국민은행도 사업비 예산을 100억 원 더 써냈는데, 예년과 달리 은행 간 금고 입찰 경쟁이 과열되면서 이 같은 사업비 증액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6일 부산시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028년 말까지 부산시금고 주금고를 운영하게 된 부산은행은 지난해 입찰 경쟁에서 424억 원의 협력사업비를 약정했다. 2020년 입찰 당시 써 낸 303억 원보다 121억 원을 더 써낸 것이다. 부금고를 수성한 국민은행도 210억 원을 써내 4년 전 103억 원보다 107억 원이 협력사업비로 더 책정됐다.
시는 주금고와 부금고를 합쳐 올해부터 매년 158억 5000만 원을 4년간 협력사업비 예산으로 확보했다. 예년에 비해 200억 원 이상의 협력사업비 예산이 추가된 것이다. 협력사업비 예산은 시 예산으로 편입돼 사용된다.
협력사업비는 지자체에 은행이 금고 계약 기간 동안 출연하는 일종의 사업비다. 금고 은행으로 제공하는 대출·예금 금리 등을 제외하고 은행이 지자체 금고 입찰에서 수치상으로 경쟁력을 드러낼 수 있는 핵심 항목으로 꼽힌다.
주금고 입찰이 전례 없는 부산은행·기업은행·국민은행 3파전으로 치러지면서 협력사업비 증액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은행권에서는 기존보다 20% 가량 인상 수준인 360억 원대를 협력사업비 입찰가로 예상했다. 하지만 입찰 참가 은행들은 주금고는 400억 원대, 부금고는 200억 원대 금액을 대부분 입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3년 뒤 시금고 입찰은 지난해 이상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한다. 시중은행은 각종 지역 사회 공헌 사업으로 접점을 넓히고 있고 구·군 금고 대신 시금고로 ‘선택과 집중’을 하는 양상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입찰한 부산 지역 8개 구 주금고도 부산은행이 모두 선정됐다.
부산은행은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공공금융팀을 기관고객부로 승격시켰다. 최근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주거래은행 선정, 시금고 수성 등을 계기로 기관 영업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부산은행 기관고객부 관계자는 “시금고 등 입찰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체계적인 영업을 위해 부서로 승격됐다”며 “기존 금고 수성과 함께 이전 공공기관 등 새로운 기관 영업 사업들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