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처 지휘 맡은 강경파 김성훈, 경찰 ‘최후통첩’ 불응
언론에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음” 통보
세 번째 출석 요구 거부에 강제수사 수순 전망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의 사임으로 경호처 지휘를 맡고 있는 김성훈 경호차장이 11일 경찰의 3차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이번 출석 요구는 사실상 ‘최후통첩’ 성격인데, 경호처 내 대표 강경파인 김 차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살피며 수사기관의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경호처는 이날 언론에 “김 차장은 엄중한 시기에 경호처장 직무대행으로서 대통령 경호 업무와 관련해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공지했다. 앞서 경찰은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저지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로 김 처장에게 이날 오전 10시까지 국수본에 출석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앞서 지난 4일과 8일에 이은 세 번째 출석 요구다.
김 차장은 박 전 처장의 사퇴에 따라 경호처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다. 박 전 처장은 전날 경찰에 출석하며 갑작스럽게 사직서를 제출했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를 수리했다.
이처럼 김 차장이 경찰의 3차례 출석요구에 모두 불응한 만큼 체포영장 신청 등 강제수사 수순으로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경찰과 공조수사본부를 꾸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윤 대통령이 3차 출석 요구마저 불응하자 체포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형사소송법 200조에 따르면 피의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체포할 수 있다.
경찰은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 시도에 나서면서 김 차장 등 경호처 간부들에 대한 체포영장도 집행해 경호처 수뇌부를 와해하는 작전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변수는 김 차장 체제 경호처가 박 전 처장 체제에서보다 특수단에 강경하게 맞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김 차장은 경찰 출신인 박 전 처장과 달리 경호처 출신으로 경호처장을 지낸 김용현 전 국방장관과 가까우며 '김건희 라인'이라는 평가도 있다. 일각에서는 박 전 처장이 사표를 내고 경찰 출석을 선택한 것을 두고 윤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그가 밀려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