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안수 "출동 지시 안 했다" 수방사 "했다" 군 장성 엇갈린 계엄 증언…자료 부실 지적도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지시 받아" "한 적 없다"
국조특위 보고 자리서 증언 상충
"기관보고 충실하지 않다" 지적도
김명수 "북풍, 외환 유치는 군 무시" 비판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열린 국회 내란 혐의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첫 기관보고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군 핵심 관계자들이 서로 다른 증언을 쏟아냈다.

이날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군과 국방부를 대상으로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첫 기관 보고를 받았다. 현재 구속기소 상태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전 계엄사령관)은 이날 특위에 출석해 “계엄사령관은 수방사(수도방위사령부)를 통해 추가 출동을 파악하라고 (지난해 12월 4일)오전 2시에 지시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그런 지시한 적 없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질의로, 비상계엄 사태 선포 다음날 새벽 계엄 해제 이후 추가 출동 인원 파악 지시를 했냐는 의혹을 박 총장이 일축한 것이다.

그러나 박 총장의 관련 지시를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 의원이 수방사 작전과장을 맡은 중령에게 “12월 4일 오전 2시께 계엄사령관으로부터 추가 증원 요원 파악하라는 지시를 받았는가”라고 묻자 해당 과장은 “출동 가용 인원을 파악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박 총장의 “지시하지 않았다”는 증언과 상충되는 대목이다.

야당 의원들은 군을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특히 계엄 당시 동원된 부대들이 제출한 자료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보사령부는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인원 투입을 준비한 정황을 보고하면서 ‘12월 3일 오후 10시경’에 차량을 준비했다고 기재했다. 이에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12월 3일)오후 5시경’에 정보사가 차량을 준비한 것으로 안다”면서 “정보사가 허위보고 하고 있다. 기관보고가 충실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기관보고 자리에서 김명수 합참의장은 ‘평양 상공 무인기’ 등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군이 북풍을 조작하고 외환을 유치하는 데 동원됐다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북풍이라든가 외환 유치라는 얘기를 하는데, 그렇게 준비하거나 계획하거나 그런 정황을 가지고 있는 것은 절대 없다”며 “외환이라는 용어를 쓴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군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이 강경한 태도로 민주당발 의혹을 일축하고 나서자 야당 의원들은 “군이 이번 내란 사태에 활용된 것에 대해 합참의장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을 먼저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김 의장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실망을 드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