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PG사 46곳 “티메프 환불조정 수용 불가”…피해 장기화 '분통'
소비자원에 여행사 등 판매사 39곳·PG사 7곳 조정 불수용 회신
숙박업체 두 곳만 수용 의사…피해자 "소송 가자는 판매사 무책임"
지난달 19일 서울 송파구 한국소비자원 서울강원지원에서 배삼희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상임위원이 티메프(티몬·위메프) 여행·숙박·항공 상품 관련 집단분쟁조정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초래한 티몬·위메프(티메프) 여행·숙박 상품에 대한 집단 조정안에 46개 업체가 수용불가 입장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말 내놓은 티메프 피해 집단 조정안에 여행사 등 판매업체 106개 중 39개(36.8%)와 전자결제대행사(PG사) 14개 중 7개(50%)가 현재까지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수용 입장을 회신한 업체는 소형 숙박업체 두 곳뿐이다. 나머지 업체들도 이달 말까지 회신해야 한다.
앞서 분쟁조정위는 여행사 등 판매업체 106개는 최대 90%, PG사 14개는 최대 30%까지 각각 티메프와 연대해 피해자들에게 환불해주라는 조정안을 지난해 12월 19일 발표했다.
당시 조정위는 "판매사는 전자상거래법상 여행·숙박·항공 상품 계약 당사자로서 청약 철회 등에 따른 환급 책임이 있고, PG사들은 전자상거래 시장의 참여자로서 손실을 일부 분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연대 책임 사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소비자 8054명은 티메프에서 여행·숙박상품을 구매했다가 미정산 사태가 터져 135억 원을 돌려받지 못한 채 여행사와 PG사의 환불만을 손꼽아 기다려 왔다. 그러나 지난 17일까지 소비자원에 회신한 업체 48개 중에서 소규모 숙박업체 두 곳을 제외한 46개 여행사·PG사들이 모두 불수용 입장을 밝혔다.
특히 여행업체 중에는 업계 10위권 내 대다수 업체가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회신했다. 판매업체와 PG사는 분쟁조정위의 조정 결정서를 받은 지 15일 안에 수용 여부를 회신해야 하고, 회신하지 않으면 수용한 것으로 간주한다.
현재로선 나머지 판매업체와 PG사들도 회신 기한인 이달 말까지 환불 조정을 수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한국여행업협회는 최근 회원사들의 의견을 취합해 '조정 결정은 법리적으로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보이니 정확한 법적 판단을 받고자 조정 결정에 대한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힌다'는 내용의 공동 입장문을 준비하고 있다.
여행업협회는 "결제대금을 1원도 받아본 적 없는 여행사에 결제대금의 90%에 해당하는 환급책임을 부과하고 여신전문금융업법상 환급책임이 있는 PG사에는 30%의 환급책임만 인정한 점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PG사들도 "법적으로 통신 판매업자인 여행사에 환불 책임이 있다. 법적 근거 없이 시장 참여자라는 이유로 30%를 분담하라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티몬·위메프(티메프) 피해자가 지난해 8월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환불 등을 촉구하는 릴레이 우산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작년 7월 말부터 환불을 기다려 온 소비자들은 민사소송을 제기하면 환불받을 때까지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분쟁조정위의 조정안은 강제성이 없어 여행사와 PG사들이 이달 말까지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민사소송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 민사소송을 제기하면 확정판결을 받을 때까지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 피해자들은 티메프가 중계 플랫폼이고, 여행사 등 판매사가 구매계약을 체결한 당사자인 만큼 소송 시 이들 업체가 법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판매사들은 계약 당사자로 계약 이행의 책임이 있음에도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장기간 다수의 소비자에게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피해를 끼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정 불성립 시 집단 소송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비자원은 지난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피해자 8천54명의 결정서와 판매사와 PG사 책임 금액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열었다. 조정 성립·불성립 통보서는 이달 말 판매사·PG사의 소비자원 회신 기한이 끝난 뒤 다음 달 말께 확인할 수 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