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유학’ 남명 조식 사상, 40년 만에 교과서에 실린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유학 주요 원류지만 교과서 등 외면
출판사 등 청원…중·고 교과서 실려
수록 양적 확대·고교 채택 등 과제도

경남 산청군 남명기념관에 있는 남명 조식 선생 초상화. 김현우 기자 경남 산청군 남명기념관에 있는 남명 조식 선생 초상화. 김현우 기자

우리나라 사상의 주요 원류로 꼽히지만 정작 교과 과정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남명 조식 선생의 사상을 앞으로는 교과서에서 접할 수 있을 전망이다.

20일 (사)남명사랑에 따르면 지난 몇 년 동안 남명 교과서 수록 운동이 결실을 봄에 따라 올해부터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역사 교과서에서 남명을 배우게 됐다.

남명에 관한 내용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4개와 ‘윤리와 사상’ 교과서에 담겼고, 중학교 역사 교과서 10개에도 수록됐다. 특히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에는 남명의 실천유학이 비중 있게 수록돼 하곡 정제두, 다산 정약용과 함께 다뤄진다.

남명 조식 선생은 16세기 조선시대 대표 유학자 중 한 명이다. 당시 경북 안동을 중심으로 한 경상좌도에서는 인덕을 중시하는 퇴계 이황의 유학이 발전했으며, 진주를 중심으로 한 경상우도에서는 경의를 바탕으로 한 남명 조식의 실천적 학문이 주를 이뤘다. 특히 조식 선생의 실천적 학문과 사상은 경상우도 사림 형성과 전개에 있어 밑바탕이 됐으며, 향후 임진왜란 당시 곽재우·정인홍 등 의병 활동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이러한 조식 선생의 학문과 사상은 그동안 교과서에서 접하기 어려웠다. 1980년대에 잠시 실렸지만 곧 사라졌고, 대신 퇴계 이황 선생의 학문과 사상이 주로 다뤄졌다.

이에 (사)남명사랑은 2021년 7월 15일 창립하면서 남명의 교과서 수록 운동을 핵심 사업으로 채택했고, 교과서 분석팀과 역사분석팀 등을 구성하는 등 중·고교 역사 교과서 수록을 목표로 활동을 전개했다. 이어 최근에는 국내 6개 검인정 교과서 출판사 대표와 집필위원장 등을 대상으로 남명 교과서 수록을 위한 예시문을 포함한 청원을 보내기도 했다.

그 결과 고등학교 한국사 4개(미래N 2개·리베르스쿨·한국학력평가원·천재교육)와 윤리와 사상에 수록됐고, 중학교 역사 교과서 10개(지학사·미래N 2개·금성출판·동아출판 2개·천재교육·리베르스쿨 2개·비상교육) 본문과 사림파 계보 등에 남명 관련 내용이 실리는 성과를 올렸다.

다만 과제도 남았다. 남명에 대한 내용이 실리긴 했지만 아직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고 실린 교과서도 제한적이다. 특히 의병 활동에 미친 영향 등은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교과서에 내용이 담겼어도 해당 교과서를 학교에서 채택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사)남명사랑은 향후 사학자들의 남명 연구와 발표, 저술을 통해 남명의 학문·사상·실천에 관한 인식을 높여 교과서 수록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여기에 남명이 수록된 교과서가 경남의 각 학교에서 채택되도록 남명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는 활동도 전개한다.

김영기 남명사랑 상임대표는 “이제 첫걸음을 뗐다. 수록의 양적 확대와 함께 ‘남명학파 의병단의 구국’ 등으로 내용을 넓히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