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역설’ …로또 판매액 작년 약 6조 원, 또 역대 최대
1등 당첨금 최대 8배 차이…33억 원 vs. 4억 원
로또(온라인복권)가 지난해 6조 원 가까이 팔리며 또 역대 최대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흔히 복권은 경기 불황기에 더 잘 팔린다 하여 ‘불황형 상품’으로 불린다.
30일 기획재정부와 복권 수탁 사업자인 동행복권에 따르면 지난해 로또 판매액은 5조 9562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로또는 판매 시작 이듬해인 2003년 3조 8242억 원어치가 팔리며 '광풍'에 휩싸였다. 사행성 논란이 빚어지자 정부는 당첨금 이월 횟수를 줄였고, 2004년에는 게임당 가격을 2000원에서 1000원으로 내렸다. 그러자 연간 판매액은 2조 원대로 감소했다. 그러나 판매액은 점차 증가해서 2014년 3조 489억 원으로 다시 3조 원대를 넘었고, 이후 매년 기록을 새로 썼다.
2019년에는 4조 3181억 원으로 처음 4조 원대로 올라섰으며, 2021년에는 5조 1371억 원으로 5조 원대가 됐다. 이어 2023년 5조 6526억 원, 2024년 5조 9562억 원 으로 늘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내년 판매액은 6조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로또 판매량 증가율은 2020년 9.3%, 2021년 8.6%, 2022년 7.9%, 2023년 2.4%로 하락하는 추세였지만, 지난해에는 5.4%로 반등했다.
지난해 '1등'은 763명으로, 회차에 따라 당첨금액이 최대 8배 이상 차이가 났다.
지난해 가장 당첨 액수가 컸던 회차는 11월 23일 추첨한 1147회차로, 8명이 각각 33억 2300여만 원을 받았다. 반면 7월 13일 추첨한 1128회차에서는 당첨자가 무려 63명이나 나오며 1명당 당첨금은 4억 2000여만 원에 그쳤다. 로또로 '인생 역전'을 이루기는 어렵다는 말까지 나왔다.
숫자 5개와 보너스 숫자를 맞추는 2등도 회차당 격차가 상당했다. 9월 21일 추첨한 1138회차에서는 2등에게 각각 8879만 원(50명)이 돌아갔지만, 12월 14일 추첨한 1150회차에서는 2등 당첨금이 1969만 원(226명)에 그쳤다.
로또 구매자가 가장 많았던 회차는 2월 10일 추첨한 1106회차로, 한 주 동안 1266억 원어치(1억 2660게임)가 팔렸다. 반면 8월 3일 추첨한 1131회에서는 1091억원 어치(1억 910게임)로 가장 적게 팔린 주로 기록됐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