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넘어 밈의 시대, 부산 지자체도 밈 열풍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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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자체 공식 SNS 채널
짧은 구정 홍보 영상이 대세
격식보다 친숙한 형식 빌려

재미 등으로 효과 있다 평가
일부선 “젊은층만 타킷 우려”


부산 강서구청 공식 유튜브에서 올라온 ‘강서구 공동주택지원 사업’ 홍보 영상 모습. 부산 강서구청 유튜브 캡처 부산 강서구청 공식 유튜브에서 올라온 ‘강서구 공동주택지원 사업’ 홍보 영상 모습. 부산 강서구청 유튜브 캡처
전세 계약 구책을 홍보하는 영상. 부산진구청 유튜브 캡처 전세 계약 구책을 홍보하는 영상. 부산진구청 유튜브 캡처

“아파트, 아파트….”

부산 강서구청 공무원 두 명이 강서구의 한 아파트를 배경으로 유명 노래에 맞춰 춤을 춘다. 이들은 ‘노제’, ‘베부르노 마스’ 등 노래 가수 이름을 패러디한 이름으로 30초짜리 짧은 영상에 등장했다. 이는 강서구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으로 ‘강서구 공동주택지원 사업’을 홍보하는 내용이다.

부산진구청 공식 유튜브에도 비슷한 영상이 올라왔다. 부산진구 SNS 소통 캐릭터 ‘백양할배’와 공무원이 똑같은 노래에 춤을 추며 ‘전월세 안심계약 매니저 서비스’를 홍보했다.

부산 기초 지자체들이 격식이 아닌 젊은 세대 취향에 맞춘 1분 분량의 짧은 영상으로 구정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각종 SNS에 유행하는 밈을 활용해 주민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부산 16개 구·군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을 운영 중이다. 이곳에는 지역 주민이 볼 수 있도록 각종 구정 홍보 영상이 올라온다. 각 구·군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적은 곳이 500명 선에서 많은 곳은 3만 명에 달한다. 이날 기준 부산시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4만 9400명이다.

기존에는 딱딱한 정보 전달의 영상이 대다수였으나 최근에는 각종 밈으로 무장한 1분 미만의 짧은 영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친숙한 형식을 빌려 최대한 많은 주민에게 영상 내용을 홍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최신 유행하는 노래부터 춤, 상황극 등 다양한 형태의 영상이 공식 채널에 올라오고 있다.

다른 지자체의 성공 사례도 이러한 변화를 부채질했다. 기발한 아이디어의 홍보 영상 덕분에 공공기관 유튜브 채널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80만 이상 구독자를 보유한 충북 충주시가 대표적이다. 충주시 유튜브 채널을 보면, 1분 미만의 홍보 영상에 100만이 넘는 조회 수가 기록된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선 홍보 담당자들은 “영상의 길이나 품질보다 친숙한 밈을 활용해서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가는 것이 요즘 대세”이라고 설명한다.

밈을 활용한 홍보 영상은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밈을 활용한 부산진구청의 한 영상 조회 수는 5700회가 넘는다. 이날 부산진구청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4880명인데, 구독자 수보다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한 것이다. 최근 유행하는 노래나 밈 등을 영상에 적극 활용하기 시작한 지난해 7월 기점으로 반년 만에 구독자 수가 1400명가량 증가했다는 게 부산진구청 관계자 설명이다.

부산진구청 관계자는 “댄스 챌린지 등을 활용한 재밌는 영상으로도 구정 홍보가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자체 홍보 영상에 춤과 노래, 밈 등이 과도할 경우 자칫 행정 신뢰도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또한 젊은 세대가 밈에 친숙한 것과 달리 연령대가 높은 주민은 영상 내용을 아예 이해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지적된다.

부산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아무래도 기초 지자체 공식 홍보 채널인데, 젊은층 등 일부 주민만 알 수 있는 밈으로 영상을 만드는 게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내부에서도 어디까지가 적절한지 계속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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