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이틀 간격 항공기 연쇄 참사… 충격 빠진 세계
워싱턴DC 여객기 충돌 이어
필라델피아 환자 수송기 추락
아메리칸항공 참사 명단에
피겨 유망주 등 한국계 4명
여객기와 헬기 충돌로 67명이 숨지는 참사가 일어난 지 불과 이틀 만에 항공기 추락 사고가 발생하면서 미국뿐 아니라 세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6명이 탑승한 의료 수송용 소형 여객기가 추락했다. 미주리주를 경유해 목적지인 멕시코 티후아나를 향할 예정이었던 이 여객기는 487m 고도까지 상승한 뒤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이후 건물들이 밀집한 필라델피아 북동부 번화가의 쇼핑몰 근처에 떨어진 이 여객기에는 조종사와 부조종사, 의사, 구급대원, 환자였던 어린 소녀와 그의 어머니 등 6명이 타고 있었다. 비행기에 탑승한 이들은 전원 사망했으며 추락 현장에 있던 한 차량에 탑승 중인 사람도 사망하면서 이번 사고로 모두 7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
특히 이번 사고는 번화가에 발생하면서 주민들은 더욱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인근 주택의 현관 카메라 영상에는 여객기가 상공에 흰색 선을 그리며 지상으로 떨어져 폭발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주택의 주인인 짐 퀸은 “우리는 큰 굉음을 들었고 어디서 나는지는 알지 못했는데, 뒤를 돌아보니 커다란 연기 기둥이 보였다”고 말했다.
CNN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추락 직후 거대한 화염이 솟구치는 모습과, 주변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이어 주변 주택과 차량에 불이 붙는 장면이 담겼다.
여기다 지난달 29일 워싱턴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 근처에서 여객기와 군용 블랙호크 헬리콥터가 충돌한 후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 지 불과 이틀 만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로널드 레이건 공항의 여객기와 헬기 충돌·추락 사고가 15년 만에 발생한 미국 항공사의 대형 참사라고 짚었다. 지난 2009년 미국 뉴욕주 버펄로 인근 주택가에 컨티넨탈항공의 소형 여객기가 추락해 49명이 사망한 것이 이번 사고 이전에 발생한 마지막 미국 항공사 소속 여객기 추락 사고였다. 또 지난 2001년 11월 12일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이륙 직후 인근 주택가로 추락해 265명이 사망한 이래 인명피해가 가장 많은 항공기 사고이기도 하다.
아울러 워싱턴DC에서 발생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 추락 참사의 한국계 희생자가 총 4명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국 사회도 애도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9일 CNN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피겨스케이팅협회는 성명을 내고 이날 추락한 아메리칸항공 5342편에 협회 소속 선수들 여러 명이 타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이 공개한 명단에는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인근 노우드의 ‘보스턴스케이팅클럽’에 속한 스펜서 레인, 지나 한 선수가 포함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어린 시절 입양된 레인은 지난해 11월 동부 지역의 피겨 유망주가 겨루는 ‘2025 US 이스턴섹셔널스’에서 남자 싱글 부문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한 선수 또한 14세 미만 ‘노비스 그룹’ 유망주로 ‘2025 US 이스턴섹셔널스’의 여자 싱글 부문 4위를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또 한 선수 어머니인 진 한 씨도 딸과 함께 해당 비행기에 탔다가 유명을 달리했으며 워싱턴의 유명 로펌에서 일하던 사라 리 베스트 변호사 또한 캔자스주에 출장을 다녀오다 변을 당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