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최대시장 미국 ‘관세전쟁’에 수출길 불안…업체들 노심초사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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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미 농식품 16억달러 수출
일본 중국 제치고 1위 국가로 부상
“아직 구체적 내용없어 대응책 고심”

미국이 K-푸드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가능성에 우리 기업들이 미국 수출길이 좁아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사진은 해외 식품박람회에서 진행된 K-푸드 홍보행사. aT 제공 미국이 K-푸드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가능성에 우리 기업들이 미국 수출길이 좁아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사진은 해외 식품박람회에서 진행된 K-푸드 홍보행사. aT 제공

미국이 K-푸드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가능성에 우리 기업들이 미국 수출길이 좁아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농식품 수출액은 15억 9000만달러(약 2조 2000억원)로 전년(13억 1000만달러)보다 21.0% 증가해 K-푸드 수출 대상국 중 1위였다.

미국은 2023년 일본·중국에 이은 3위였으나 1년 만에 이들 두 나라를 제치고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대미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라면이 가장 많으며 혼합조제식료품, 기타음료, 기타베이커리제품, 김치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미국이 한국까지 관세 전쟁을 확대하면 미국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온 국내 기업의 대미 수출에는 차질이 불가피하다.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불닭볶음면을 생산하는 삼양식품은 해외공장이 없다. 국내에서 모두 생산해 수출한다. 삼양식품의 매출 중 수출 비중은 77%에 달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가격이 올라가면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 미국 판매법인에서 유통업체에 공급하는 가격을 올릴지, 아니면 마진을 줄일지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닭볶음면 외에도 빼빼로·꼬북칩 등 인기 과자의 수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미국 수출액이 13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중 빼빼로가 280만달러를 차지했다.

지난해 빼빼로는 미국 코스트코에 처음 입점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빼빼로데이에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18만명이 몰린 ‘빼빼로데이’ 행사를 열기도 했다.

오리온의 지난해 미국 수출액은 325억원이다. 이 중 140억원을 꼬북칩으로 벌어들였다. 꼬북칩은 북미 코스트코와 샘스클럽에 이어 파이브빌로우와 미니소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관세가 오르면 영향이 있을 텐데 아직 정해진 것이 없으니 추이를 지켜보고 변화가 있으면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은 미국에서 꼬북칩 단일 품목의 연 매출이 400억원을 넘으면 현지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K-푸드 대표 품목인 김치 수출도 어려워질 수 있다. 종가의 경우, 미국에도 공장이 있지만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더 많다.

소주 업체들도 미국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하이트진로 미국 법인의 매출은 2023년 기준 630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롯데칠성음료의 대미 소주 수출액은 2021년부터 3년간 연평균 46% 늘었다.

미국이 관세 전쟁으로 세계를 불안에 떨게 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안나왔다며 신중한 자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미국 신행정부의 통상 정책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농식품 분야 태스크포스를 운영해 시나리오별로 농식품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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