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15만 원 셋방 사는 하늘이 남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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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사업 부도로 빚더미 올라
팔순 노부모, 살던 집 팔고 이사
방 두 칸서 쌍둥이 부대끼며 생활
개인 공간 있는 공부방 ‘절실’

하늘이(가명·13)와 바다(가명·13)는 어엿한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쌍둥이 남매입니다. 하늘이는 어려운 수학 문제도 스스로 해결해 보는 인내력이 강한 아이이고, 바다는 친구들과의 놀이에서 언제나 중심이 되어 주변을 밝혀주는 아이입니다. 그러나 이 아이들이 자라고 있는 환경은 그리 밝지 않습니다.

하늘이와 바다는 원래 엄마, 아빠와 함께 살았으나 아버지의 사업 부도와 감옥 생활, 연이어 엄마의 가출로 인해 조부모에게 맡겨졌습니다. 나이가 많고 경제력이 없는 할머니, 할아버지는 아빠 빚을 갚아주기 위해 살던 집마저 팔고 어린 두 남매를 데리고 월 15만 원짜리 셋방으로 이사를 해야만 했습니다.

수중에 빨랫비누 한 장 살 돈도 없어지자, 어르신들은 이래선 안 되겠다 마음먹고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폐지를 주우러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바쁜 점심 시간만이라도 동네 식당에서 설거지를 도와주며, 어떻게든 생활비를 벌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팔순을 훌쩍 넘긴 어르신에게 어디에서도 일거리를 주려 하지 않지만,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두 아이를 먹이고, 입히려 합니다.

어느새 할머니, 할아버지보다 커버린 아이들의 모습이 생의 마지막 보람으로 느껴지지만, 커가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충분히 제공하기는 벅찹니다. 사랑만으로는 아이들의 꿈을 키우기에 너무나 부족한 현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늘이와 바다는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종일 붙어 지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이 너무 낡고 좁아 개인적인 공간을 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이들과 할머니, 할아버지가 생활하는 공간은 작은 방 두 칸과 좁은 부엌, 화장실이 전부인 노후 주택입니다. 네 식구 살림살이를 다 정리하기에 공간이 모자랍니다.

사춘기를 앞둔 아이들이라 하늘이는 할아버지와, 바다는 할머니와 쪽잠을 잡니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기 때문에 장판 곳곳에 얼룩덜룩한 곰팡이 자국이 보이지만, 월세가 올라갈까 염려되어 집주인에게 고쳐달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

햇빛 한 줌 들지도 않는 안방에는 천식을 앓고 있는 할아버지의 호흡기 치료 기기가 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한 구석의 작은 상과 구청에서 지원받은 컴퓨터가 유일한 아이들의 공부 공간입니다.

다른 친구들처럼 침대와 책상을 갖고 싶다며 투정 한번 부리는 법이 없이 해맑은 웃음으로 할머니, 할아버지의 품을 파고드는 아이들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할머니는 하루빨리 이사를 해서 아이들의 공부방을 만들어주고 싶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며 때 묻은 앞치마에 눈물을 훔치십니다. 좁고 낡은 집에서 하루하루 보내고 있지만, 아이들의 마음은 언제나 밝고 긍정적입니다. 하늘이와 바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아이들이 가진 꿈을 키울 수 있는 공간과 기회일 것입니다. 누구보다 큰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응원을 바랍니다.

△금정구청 가족정책과 홍수미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QR코드를 스캔하면 댓글 게시판으로 이동하고 댓글 1건당 부산은행이 1000원을 기부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24일 자 보연 씨

지난 24일 자 ‘뇌경색으로 쓰러진 보연 씨’ 사연에 후원자 75명이 352만 9272원을, BNK부산은행 공감클릭을 통해 100만 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보연 씨가 추운 겨울을 견디고 재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보금자리 마련에 사용할 예정입니다. 보연 씨는 “이번 모금을 통해 이웃들의 온정을 느꼈고 자신의 지난 삶이 헛되지 않았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재활 운동을 더욱더 열심히 해서 자신이 받은 나눔을 갚으며 살아가고 싶다고 다짐했습니다.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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