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IPO 벌써 세 번째 도전…증시 변동성·몸값 논란 ‘변수’
IPO 가시밭길 지속 우려
사상 최대 실적은 긍정적
BC카드도 상장 여부 주목
인터넷전문은행 1호로 출범한 케이뱅크가 세 번째 기업공개(IPO)를 시도하고 나섰다. 지난 10월 열린 케이뱅크 IPO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는 최우형 은행장의 모습. 케이뱅크 제공.
인터넷전문은행 1호로 출범한 케이뱅크가 세 번째 기업공개(IPO)를 시도하고 나섰다. 다만 시장에서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증시 부진과 고질적 ‘몸값 논란·업비트 의존도’ 등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전날 이사회를 통해 IPO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두 차례 상장을 시도했지만 철회했다. 먼저 2023년 2월 상장을 처음 시도했다 연기했고, 지난해 10월 재도전에 나섰지만 재차 미뤘다. 특히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시장 분위기가 극한으로 치닫자 IPO를 아예 철회했다.
세 번째 상장 시도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냉랭하다. 그간 ‘고평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만큼 먼저 케이뱅크가 몸값을 얼마나 낮추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케이뱅크는 두 번째 상장 시도 당시 몸값으로 4조 원을 희망했지만 기관 수요예측에 실패한 바 있다. 몸값을 최소 1조 원 이상은 낮춰야 한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몸값을 더 낮추고 싶어도 FI(재무적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 현실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예측 부진 원인 중 하나였던 업비트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도 문제다. 케이뱅크 수익의 상당 부분이 업비트에 크게 의존하는 점은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지속될 수 있는지 여부에 의문을 갖게 되는 대목이다. 특히 케이뱅크 수신 잔액 중 약 20%를 업비트가 차지하고 있는데 자칫 가상화폐 시장에 큰 변동성이 찾아올 경우 이른바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업비트 예치금 이자율 상향에 따른 이자 부담도 케이뱅크 수익성에 있어 악영향으로 거론된다.
IPO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점도 변수다. 최근 시장이 일부 회복되고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아직 IPO에 있어 우호적 환경은 아니기 때문이다. 14일 상장 예정인 서울보증보험은 수요예측에서 희망 범위(밴드) 하단인 2만 6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고, 일반 청약에서도 경쟁률이 7 대 1에 그치며 흥행에 실패했다.
다만 케이뱅크가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점은 IPO 재도전에 있어 긍정적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1281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 128억 원의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또 지난해 신규 고객 321만 명을 확보, 총 고객 수 1274만 명을 기록했다.
한편 케이뱅크 대주주인 BC카드는 지난 2021년 FI들에게 7250억 원의 자금을 투자받았다. 내년 7월까지 상장되지 않을 경우 FI가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케이뱅크와 BC카드 모두에게 있어 이번 상장 시도는 큰 도전이 될 전망이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