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환율 평균 1450원…외환위기 후 최고치
지난해 12월 후 넉 달째 1400원대
대내외 악재로 환율 수준 높아져
하반기 물가 상승세 자극 가능성
1400원대 환율이 ‘뉴노멀’로 자리잡은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하반기 물가 상승세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스크린에 각종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올해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1450원 수준으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400원대 환율이 ‘뉴노멀’로 자리잡은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하반기 물가 상승세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14일까지 두 달 반 동안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종가 기준)은 평균 1450.7원을 기록했다. 이달 말까지 남은 11영업일간 100~200원가량 폭락하지 않는다면 1분기 환율은 1998년 1분기(1596.9원) 이후로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월별로도 지난해 12월(1436.8원), 1월(1455.5원), 2월(1445.6원)에 이어 3월에도 지난 14일까지 평균 1452.6원을 나타내면서 4개월 연속 1400원대 중반을 지키고 있다. 환율이 넉 달째 1400원대를 유지한 것 역시 외환위기 시기 이후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것은 대내외 악재가 겹치며 환율 수준 자체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서학개미(개인투자자)’들의 대규모 해외투자로 달러가 유출되는 수급 불균형도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지난 1~2월에만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로 103억 달러가 유출됐다.
최근에는 강달러 흐름이 다소 진정되고 다른 주요국 통화 가치가 절상되는 흐름에서도 원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1월 초 110선을 넘기도 했지만, 이후로 하락세를 타면서 103대로 밀린 상태다.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김광석 경제연구실장은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원화 가치가 평가절하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중금리를 결정짓는 성장세도 1%대 저성장이 예상되면서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환율 상승이 올해 하반기 물가 상승세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환율의 소비자물가 전가는 환율 변동 후 9개월이 지난 시점에 가장 커진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원화 가치가 나홀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수입 물가와 에너지 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관세 부과 조치가 미국 소비자물가를 자극해 금리 상승을 부추긴다면 강달러 흐름이 계속될 수 있다. 이 역시 한국 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한편 한은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9%다. 정부는 1.8%, KDI는 1.6%로 예상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