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간 유전자 변화 규명… 진행·악화 예측 길 열렸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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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텀종합병원 한상영 간센터장 중심 국내 연구진
악화 가능성 판별 유전자 6종과 IFI16 유전자 발견
조기 진단·맞춤형 치료법 개발 앞당긴 것으로 평가

센텀종합병원 간센터 한상영 센터장이 서울대, 국립암센터, 숙명여대, 동아대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지방간이 악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변화를 규명했다. 한 센터장이 진료보는 모습. 센텀종합병원 제공 센텀종합병원 간센터 한상영 센터장이 서울대, 국립암센터, 숙명여대, 동아대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지방간이 악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변화를 규명했다. 한 센터장이 진료보는 모습. 센텀종합병원 제공

센텀종합병원 간센터 한상영 센터장을 중심으로 한 국내 의료·연구진이 지방간이 악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변화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유전자 분석을 활용해 지방간의 진행과 악화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센텀종합병원은 임상연구 책임자를 맡은 한 센터장이 2017~2023년 서울대, 국립암센터, 숙명여대, 동아대팀과 함께 공동 연구를 진행해 지방간이 악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변화를 규명한 ‘지방간 질환의 진행에 관여하는 유전자와 경로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고 19일 밝혔다. 진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대한간학회 공식 학술지 <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와 미국간학회 학술지 <Hepatology> 최근호에 잇따라 게재됐다.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질환으로, 비만과 당뇨, 대사증후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질환 중 하나로, 대부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방간염으로 진행될 경우 간 염증으로 간세포가 손상되면서 향후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발전할 우려가 크다.

연구에 따르면 한 센터장을 중심으로 한 공동 연구팀은 지방간이 악화될 가능성을 사전에 판별할 수 있는 유전자 6종(CAPG, HYAL3, WIPI1, TREM2, SPP1, RNASE6)을 발견했다. 이들 유전자는 지방간 질환이 진행될수록 활성화되는 특징을 보였다. 연구팀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지방간이 단순한 지방간을 유지할지, 아니면 지방간염으로 악화될지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또 지방간 질환이 심각한 단계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IFI16 유전자’도 발견했다. IFI16 유전자는 지방간염이 심할수록 변형되고 발현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들은 IFI16 유전자가 ‘PYCARD-CASP1’ 경로와 연결되면서 지방간 질환의 진행을 촉진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지방간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검사로는 지방간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 명확하게 판별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던 만큼 이번 연구를 토대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위험 단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조기 선별하고, 개인 맞춤형 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특히 IFI16 유전자를 표적으로 삼으면 지방간염으로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졌다.

한 센터장은 “이번 연구는 지방간 질환이 어떤 과정을 거쳐 악화되는지를 유전자 수준에서 보다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조기 진단과 맞춤 치료법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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