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속 60명 구조 기여' 외국인 선원에 장기거주자격 부여 검토
경북 산불 당시 주민 대피에 일조한 외국인 선원 수기안토 씨. 연합뉴스
지난달 하순 경북 지역을 휩쓴 산불이 영덕 일대로 확산할 당시 주민 대피를 도운 인도네시아 국적 수기안토(31) 씨에게 법무부가 장기거주(F-2) 자격 부여를 검토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1일 오후 "해당 외국인이 다수 인명을 구조한 공로를 고려해 F-2 자격 부여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장기거주 자격은 법무부 장관이 대한민국에 특별한 기여를 했거나 공익의 증진에 이바지했다고 인정하는 사람에게 부여할 수 있다. 이는 앞서 언론 보도 등을 통해 8년 전 취업비자로 입국해 경북 영덕군에서 선원으로 근무하며 거주하던 인도네시아 출신 수기안토 씨가 주민들을 업고 대피한 사연이 알려진 데 따른 것이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수기안토 씨는 지난달 22일 경북 의성군에서 처음 시작된 산불이 25일 영덕군 축산면 경정3리 해안마을까지 확산되자 주민들을 업고 300m 떨어진 마을 앞 방파제까지 대피하는 등 마을 이장 김필경(56) 씨, 어촌계장 유명신(56) 씨와 함께 다수의 인명을 구조했다. 산불이 번졌을 때 이 마을 주민 약 60명 중 상당수는 집에 머물고 있거나 이미 잠든 상황이었고, 선착장을 기준으로 구역을 나눈 세 사람은 마을 주민들을 깨워 밖으로 대피시켰다.
특히 수기안토 씨는 고령으로 거동이 어려운 주민 7명을 직접 업고 나왔고, 같은 마을에서 일하는 레오(인도네시아) 씨도 주민 구조에 일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피한 주민들은 차에 타거나 달려서 방파제 끝으로 피신한 뒤, 낚싯배를 동원한 민간구조대와 해경 직원 등의 도움으로 인근 축산항으로 이동했다. 이와 관련해 1일 산불 피해 현장을 찾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외국인 선원들을 만나 이들의 비자 연장 등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을 당국자에게 주문하기도 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