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형제 승계용 비판에 한화에어로 유증 3.6조→2.3조 ‘축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한화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달 예고한 유상증자 규모를 3조 6000억 원에서 2조 3000억 원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부족한 금액은 한화에너지 등 3개 계열사가 할인 없는 제3자 유상증자를 추진해 소액주주가 이득을 보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했다
유상증자 자금이 대주주 경영권 승계 과정에 이용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해소하고 유상증자에 따른 주주 불만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8일 이사회를 열고 기존에 발표한 유상증자 규모를 3조 6000억 원에서 2조 3000억 원으로 줄이기로 했다고 정정 공시했다.
신주 발행 가격은 기존 60만 5000원에서 53만 9000원으로 15% 할인됐다. 청약 예정일은 6월 4일에서 6월 5일로 하루 늦춰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국내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인 3조 6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주주들의 원성을 샀다. 더군다나 유상증자 공시 일주일 전에 1조 3000억 원의 자금을 들여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총수 일가의 지배력이 높은 한화에너지 등이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인수하면서 총수 일가의 이익을 고려한 결정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을 요구하며 유상증자에 제동을 걸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공시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가 1조 300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상증자 축소로 줄어드는 투자 자금을 제3자 유상증자로 메우겠다는 것이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한화오션 지분 거래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한화에너지로 건너간 1조 3000억 원이 다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돌아가게 돼 ‘경영권 승계 자금 논란’이 해소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이재규 한화에너지 대표는 “1조 3000억 원의 조달 목적은 승계와 무관한 재무구조 개선 및 투자재원 확보였고, 실제 자금 일부가 차입금 상환과 투자에 쓰였다”며 “불필요한 승계 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언론 설명회에서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총괄(사장) “"1조 3000억 원을 되돌리는 방법도 대주주들은 일반주주들이 받는 15%의 할인 없이 가겠다는 것”이라며 “저희가 분명히 부족했던 부분들이 많았다”고 사과했다.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