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선 부산 민주 '의제' 국힘 '반이재명'
민주, 북극항로·특별자유시 전면
국힘, 이 대표 비토 자극 민심 호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권 도전을 위해 당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조기 대선 국면이 열리면서 지역 정치권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지만, 부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선거를 대비하는 모습은 다소 상반된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북극항로 개척부터 일종의 연방 도시 성격인 부산특별자유시 등 여러 의제를 적극 띄우는 반면 국민의힘은 반이재명 전략으로 부산 민심에 호소하는 동시에 지역 공약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각 당 부산시당은 조기 대선 채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민주당 부산시당은 이재명 대표가 적극적으로 드라이브를 건 북극항로 개척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북극항로 개척 사업은 북극해를 통과하는 항로를 개척해 아시아와 유럽 간 운송 거리를 단축하고 운송비 절감 효과를 누리기 위한 사업이다. 북극항로가 개척되면 부산 지역의 항만과 물류 기업들에게 기회의 장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시당은 또 지난 7일에는 부산이 정부로부터 독립과 자율성을 확보한 일종의 연방 도시인 ‘특별투자자유도시’도 제안했다. 당시 주제 발표를 맡은 최인호 전 의원은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 같은 부산투자개발펀드(BIDF)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인공지능(AI) 비즈니스 시티 조성 △북항 재개발 2단계 금융투자 특구 조성 △부산 거점 항공사 설립 △북극항로·시베리아 횡단철도 등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이 대표에 대한 지역 내 비토 기류를 자극하며 중도 보수층 흡수에 집중하고 있다. 시당위원장인 박수영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연일 이 대표를 향한 공격을 쏟아내고 있다. 다만 민주당과 달리 지역 공약에 대해서 신중한 분위기다. 내부 논의를 거쳐 표심을 자극할 수 있는 공약을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조기 대선이라는 짧은 기간 탓에 기존 현안인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 특별법(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처리와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 등을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습이 대조되는 것은 탄핵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조기 대선 귀책 사유가 있는 국민의힘은 일단 여론을 신중하게 살피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반면 민주당은 과반이 넘는 탄핵 찬성 여론에 힘입어 다양한 의제를 선점하며 상대를 코너로 몰아세우려 하는 것이다.
또한 당내 유력한 ‘1강’ 유무가 영향을 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른바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기류가 이미 굳혀진 상태다. 본 후보 선출 전이지만 경선보다는 본선에 무게 중심이 옮겨져 있는 상태다. 이에 결국 이 대표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공약 발굴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와 반대로 국민의힘에선 10명 이상의 이름이 언급될 정도로 많은 도전자가 난립하고 있어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선 룰을 둘러싼 내부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본선행 티켓을 누가 쥘 것인지 예측조차 어렵다. 내부 경선을 거쳐 최종적으로 선출된 국민의힘 후보의 구상에 따라 지역 공약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