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실적에도 가격 인상…투썸·KFC·버거킹 비판
정부 물가 안정 요청에도 연이어 ‘값 올리기’
소비자단체 “이윤추구 명분 삼아 책임 회피”
먹거리 물가가 치솟으면서 케이크 가격이 4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졌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26일부터 커피와 음료, 케이크 가격을 올렸다. 사진은 31일 서울 시내 한 투썸플레이스 매장에 케이크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커피와 버거, 치킨 등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잇따라 메뉴 가격을 올리고 있어 소비자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 업체는 제반 비용 상승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20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디저트 카페 투썸플레이스는 지난달 26일 커피와 케이크, 음료 등 메뉴 58종의 가격을 평균 4.9% 올렸다.
이에 따라 대표 제품인 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은 3만 9000원으로 2000원(5.4%) 올랐고, 레귤러 사이즈 커피 제품 23종 가격은 200원씩 인상됐다.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지난 2월 25일 외식업계 간담회를 열어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한 달 만에 투썸플레이스는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KFC는 지난 8일 치킨, 버거 등 일부 메뉴 가격을 100∼300원 올렸다. 작년 6월 한 차례 가격을 올린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이다. KFC는 홈페이지를 통해 가격 인상 사실을 알리면서도 인상 대상과 폭을 기재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기도 했다.
버거킹은 올해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1월 24일 일부 제품 가격을 100원씩 인상했다. 이에 따라 대표 메뉴인 와퍼는 단품이 7100원에서 7200원으로 올랐다. 와퍼 세트 가격은 9200원이다.
이들 3개 업체는 원자재 가격과 제반 비용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메뉴 가격을 올렸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지난해 나란히 최대 실적을 냈다고 밝힌 바 있다.
투썸플레이스의 작년 영업이익은 각각 5201억 원과 327억 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8.3%, 25.2% 증가했다.
KFC 코리아의 작년 영업이익은 164억 원으로 469.1% 늘었고 매출은 17.7% 증가한 2923억 원이다.
버거킹 운영사인 BKR의 작년 매출은 7927억 원으로 6.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84억 원으로 60.4% 늘었다.
이에 녹색소비자연대 등 10여 개 소비자단체로 구성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식품 기업들이 3~4월 식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환율과 국제 식량 가격 상승을 근거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실적 개선과 이윤 추구를 위해 소비자 부담을 외면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협의회는 “물가안정에 동참하지 않는 기업에 대한 세제와 관세 혜택을 철저히 재검토해 실질적인 소비자 혜택 중심의 지원 정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업체들의 경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요 수입 식재료와 농산물에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커피와 코코아 수입 부가가치세 10% 면세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하고 외식업계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