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손실 30% 이내 유지하는 ‘생존’이 먼저… 꾸준한 수익은 그다음” [심준식이 만난 블록체인 히어로즈]
⑦터틀캠퍼스 아이언 킴 대표강사
‘손실은 짧게 이익은 길게’ 철학
‘터틀 드레이딩 사부님’으로 불려
“전체 자산 1~2%만 리스크 노출
투자는 마라톤… 기다려야 승리”
터틀 캠퍼스의 아이언 킴 대표강사. 비온미디어 제공
[편집자주]‘심준식이 만난 블록체인 히어로즈’는 블록체인 전문 매체 비온미디어의 심준식 대표가 디지털자산 시장의 리더들과 나누는 심층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이들의 삶과 철학, 미래 비전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부산이 아시아 디지털자산 허브로 성장하기 위한 길을 모색합니다.
“시장을 이기려고 하지 마세요. 시장은 수많은 참여자의 집단 지성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용을 써도 이길 수 없어요. 오히려 시장에서 돈을 벌려면 IQ 140보다 IQ 80이 더 유리할지도 모릅니다.”
남산 하얏트 호텔에서 만난 아이언 킴의 말은 투자 세계의 본질을 꿰뚫고 있었다. ‘사부님’으로 불리는 그는 단일 강좌로 누적 매출 50억, 졸업생 1850명을 배출한 ‘터틀 캠퍼스’의 설립자다. 월스트리트의 전설 리처드 데니스가 만든 ‘터틀 트레이더’ 중 한 명인 얼 키퍼에게 직접 사사받은 한국인 트레이더인 그는 많은 이들의 투자 인생을 바꿔놓았다.
■터틀 트레이딩: 타고나는 것이 아닌 배우는 것
터틀 트레이딩의 시작은 흥미로운 내기에서 비롯됐다. 1980년대 초, 리처드 데니스(2000달러로 시작해 2억 달러를 번 투자자)와 동료 빌 에커트는 ‘훌륭한 트레이더는 타고나는가, 아니면 교육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가’를 두고 논쟁했다.
데니스는 “누구나 배우면 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에커트는 “타고난 재능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두 사람은 트레이딩 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모집해 한 달간 교육한 후, 각각 100만 달러를 투자하게 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렇게 선발된 20명의 터틀 트레이더들은 대부분 큰 수익을 올렸고, 이는 데니스의 주장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주가는 기업 가치가 아닌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한다”
아이언 킴의 투자 철학 중 가장 도전적인 주장은 “주가는 기업 가치의 반영이 아니라, 그 주식을 사고파는 사람들의 심리의 반영”이라는 것이다.
그는 “가치투자자들이 들으면 기절초풍할 일이다”면서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일년 중 대부분의 날, 주가는 기업 가치보다는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에 의해 움직입니다.”
그는 이를 정육점과 식당의 비유로 설명했다. “100평 공간에서 50평은 정육점, 50평은 식당으로 운영한다고 가정해보세요. 정육점은 적자지만, 식당은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잘됩니다. 합리적인 사업자라면 식당을 확장하고 정육점을 축소하겠죠.”
하지만 주식 시장에서는 많은 투자자들이 반대로 행동한다. “사람들은 수익이 난 종목(식당)은 '이제 너무 올랐으니' 팔아버리고, 손실 난 종목(정육점)은 ‘언젠가는 오르겠지’ 하며 붙들고 있어요. 이는 수익의 큰 적입니다.”
■“삼성전자를 코드번호만 보고 거래하라”
아이언 킴이 얼 키퍼로부터 받은 가장 충격적인 가르침 중 하나는 “삼성전자(005930)를 코드번호만 보고 거래하라”는 것이었다.
“처음 들었을 때 정말 충격이었어요. ‘한국을 대표하는 초일류 기업을 코드번호만 보고 거래하라니, 말이 되나?’ 싶었죠.”
이 말의 진정한 의미는 ‘주식 투자’가 아닌 ‘주식 거래’의 관점으로 접근하라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는 회사의 내부 상황보다 가격의 움직임이 더 중요하다. 이 철학은 주식뿐 아니라 디지털자산(코인)에도 적용 가능하다.
■“가장 큰 죄악은 손절매가 아니라 큰 기회를 놓치는 것”
터틀 트레이딩의 핵심 원칙 중 하나는 ‘손실은 짧게, 이익은 길게’ 가져가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트레이딩은 보통 20번 거래 중 18번은 손절매, 1번은 본전, 1번은 큰 이익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 1번의 큰 이익으로 18번의 손실을 메우고도 계좌를 플러스로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
그는 손절매를 ‘병가의 상사(常事)’로 묘사했다. “하지만 그 크게 먹는 한 번의 기회를 놓치면, 한 해 계좌는 손실로 마감될 확률이 높습니다.”
■승률 50%만으로도 충분하다
아이언 킴은 “승률은 50%만 되어도, 아니 40%만 되어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말한다.
“세계적인 펀드매니저들은 높은 승률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그들도 손실은 짧게, 이익은 길게 거래하기 때문에 승률 50%로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어요.”
높은 승률에 집착하면 두 가지 문제가 생긴다. “첫째, 작은 이익에 만족하게 됩니다. 둘째, 손실을 인정하기 어려워집니다.”
반면 터틀 트레이딩은 승률보다 ‘손익비’에 집중한다. “승률이 40%라도, 이길 때 평균 100만 원을 벌고 질 때 평균 20만 원을 잃는다면, 10번 거래해서 4번 이기고(+400만 원) 6번 지면(-120만 원) 총 280만원의 이익이 생깁니다.”
■변동성 기반의 베팅 사이즈
투자에서 무엇을 살지 만큼 중요한 것이 얼마나 살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아이언 킴은 종목의 변동성에 기반해 투자 규모를 결정한다.
“일반 투자자들은 주로 세 가지 오류를 범합니다. 첫째, 살 수 있는 만큼 매수합니다. 둘째, 금액으로만 생각합니다. 셋째, 직감에 의존합니다.”
터틀 트레이딩에서는 최근 20일간의 ATR(Average True Range)을 계산해 변동성을 측정하고, 총자산의 1% 또는 2%만 한 거래에서 잃을 수 있도록 포지션 크기를 조절한다.
■“시장은 예측의 영역이 아닌 대응의 영역”
아이언 킴이 강조하는 또 다른 중요한 관점은 시장은 이길 수 없으므로 예측보다 대응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 투자자들은 종목이 오를지 내릴지 맞추는 연구에 많은 시간을 쏟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매수 후 가격이 어떻게 움직이든 그에 대응하는 방법입니다. 가격이 내리면 어떻게 할지, 횡보하면 어떻게 할지, 상승하면 어떻게 할지를 미리 정해둬야 합니다.”
■목표 매도가격은 없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매수할 때 “이 가격에 도달하면 팔아야지”라는 목표가를 정한다. 하지만, 터틀 트레이딩에서는 이런 목표 매도가격 개념이 없다.
“주식이 오르기 시작했다면, 어디까지 오를지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세계적인 펀드매니저들의 공통된 운용철학입니다.”
대신, 이익 실현의 핵심은 추세의 전환이다. 매수 후 상승 추세가 이어지면 계속 보유하다가, 추세가 꺾이는 신호가 보일 때 매도하는 것이다.
“이 전략의 장점은 큰 상승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목표가를 20%로 정해 놓고 매도하면, 100%까지 오를 기회를 스스로 차단하는 셈입니다.”
■투자의 3단계 목표: 생존, 꾸준함, 고수익
아이언 킴은 투자의 목표를 세 단계로 구분한다.
“첫 번째는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입니다. 이는 아무리 큰 하락장에서도 최대 손실폭(MDD)을 30% 이상 발생시키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는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꾸준히 돈을 버는 것입니다. 500%, 1000%의 대박을 내는 것보다 시장 상황에 상관없이 꾸준히 수익을 내는 트레이더가 진정한 고수입니다. 세 번째가 바로 고수익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처음부터 고수익만 추구하고, 살아남거나 꾸준히 버는 개념이 없습니다.”
■디지털자산 시장에 터틀 트레이딩 적용하기
아이언 킴은 터틀 트레이딩의 원칙이 코인 시장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고 말한다.
“첫째, 변동성 관리가 더 중요해집니다. 디지털자산은 주식보다 변동성이 훨씬 크기 때문에, 주식에서 2%의 리스크라면 코인에서는 0.5~1% 정도로 줄이는 것이 안전합니다. 둘째, 24시간 거래되는 특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일일 차트나 4시간 차트 같은 더 긴 시간대의 차트를 기본으로 사용하세요. 셋째, 레버리지는 최소화하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성공하면 대박이지만, 실패하면 깡통이 되죠."
■성공한 제자들의 공통점
터틀 캠퍼스를 통해 아이언 킴은 ‘5000만 원으로 시작해 9억 원까지 자산을 키운 치과의사’ ‘펀드 수익률 전국 8위를 기록한 펀드매니저’ ‘증권사 영업 석차 전국 1위’ 등 많은 성공 사례를 배출했다.
이런 성공 사례들의 공통점은 ‘시스템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신뢰’ ‘철저한 규율’ ‘지속적인 학습’과 ‘개선 인내심’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 ‘적응력’ 등이다.
■마무리: 투자자들을 위한 조언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아이언 킴은 투자자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투자는 마라톤이지 단거리 경주가 아닙니다. 리스크 관리가 수익보다 중요합니다. 감정을 배제하고, 지속적으로 학습하며, 자신만의 투자 철학을 발전시키세요.”
남산 하얏트 호텔의 창밖으로 서울의 전경이 펼쳐진다. 아이언 킴의 말에는 오랜 세월 시장과 씨름하며 얻은 지혜가 담겨 있었다.
“시장은 이기는 게 아니라 함께 호흡하며 살아남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존하고, 꾸준히 돈을 벌고, 그다음에 큰 수익을 추구하세요.”
아이언 킴의 투자 핵심 원칙 10가지
손실은 짧게, 이익은 길게: 손실은 빠르게 정리하고, 이익은 추세가 꺾일 때까지 보유하라.
주가는 기업 가치가 아닌 심리의 반영: 주가는 기업 가치보다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잘되는 것에 집중하라: 잘 오르는 종목은 팔지 말고 더 사고, 잘 안 되는 종목은 빨리 정리하라.
시장을 이기려 하지 말고 따라가라: 시장은 예측의 영역이 아닌 대응의 영역이다.
변동성 기반의 베팅 사이즈 결정: 총자산의 1~2%만 한 거래에서 잃을 수 있도록 설정하라.
목표 매도가격을 정하지 마라: 추세가 꺾일 때까지 보유하라.
승률보다 손익비에 집중하라: 높은 승률보다 이길 때 크게 이기고, 질 때 작게 지는 손익비가 더 중요하다.
투자의 3단계 목표를 순서대로 달성하라: 생존, 꾸준함, 고수익의 순서를 지켜라.
추세를 따라가라: 저점 매수, 고점 매도를 추구하지 말고, 고점 매수, 저점 매도의 추세 매매 원칙을 따르라.
심리적 편향을 극복하라: 명확한 규칙을 세우고 기계적으로 따르라.
“시장과 싸우지 말고 춤을 추세요. 시장을 이기려 하기보다 시장에 맞춰 움직일 때 진정한 수익이 시작됩니다.” - 아이언 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