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식 추기경, 이탈리아 유력 일간지가 꼽은 차기 교황 후보 12인에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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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 거론
한국인 최초 교황청 장관, 남북 평화 힘써
4차례 방북과 ‘포콜라레 운동’ 일원 소개
아시아인으로는 필리핀 추기경과 단 2명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이 22일(현지 시간) 바티칸 교황청에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이 22일(현지 시간) 바티칸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을 진심으로 사랑한 분이었다"며 생전 한반도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던 교황의 선종 메시지를 전했다. 유 추기경은 이탈리아 유력지가 꼽은 차기 교황 후보 12명 중 11번째로 언급됐다. 연합뉴스

한국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이 이탈리아 유력 일간지가 꼽은 차기 교황 후보 12명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유 추기경은 아시아인으로는 필리핀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과 함께 이름이 올라 눈길을 끈다.

22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임자를 뽑는 콘클라베(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 회의)를 앞두고 차기 교황으로 유력한 12명을 선정했다. 유 추기경은 12명 중 11번째로 거론됐는데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유 추기경에 대해 “남북한 화해를 모색한 ‘포콜라레 운동’의 일원이다”고 설명했다.

‘포콜라레 운동’은 이탈리아 북부 도시 트렌토에 살던 여대생 끼아라 루빅이 1943년 창설했다. 루빅은 전쟁으로 모든 것이 파괴되는 것을 보고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사랑을 실천하며 살자는 의미에서 이 운동을 시작했다. ‘포콜라레’는 벽난로라는 뜻이다. 이후 ‘마리아 사업회’라는 이름으로 교황청에 등록돼 국제적인 단체로 성장했다. 1950년대 유럽을 시작으로 북미와 남미로 운동이 확산했고, 한국에는 1969년 들어왔다.

코리에 델레 세라는 유 추기경의 이력도 자세히 소개했다. 1951년 11월 17일 충남 논산 출생으로 1979년 로마에서 사제품·교의신학 박사, 대전교구장으로 남북 교류에 힘썼고, 4차례 방북한 경험도 소개했다.

2021년 6월에는 한국인 최초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선임돼 프란치스코 교황 옆에서 활동 반경을 넓혔다. 뛰어난 업무 추진력과 함께 소탈하고 열린 리더십을 보인다는 평가다.

만약 유 추기경이 교황으로 선출된다면 최초의 아시아인 교황이 탄생했다는 점에 더해 전 세계 유일 분단국가 출신 교황으로 평화를 위한 사제로서의 의미가 크다.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의 차기 교황 후보로 한국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이 11번째로 언급됐다. 코리에레 델라 세라 홈페이지 캡처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의 차기 교황 후보로 한국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이 11번째로 언급됐다. 코리에레 델라 세라 홈페이지 캡처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유 추기경 외에도 이탈리아의 피에트로 파롤린, 마테오 주피, 피에르바티스타 피차발라 추기경, 콩고민주공화국의 프리돌린 암봉고 베숭구 추기경, 미국 블레이즈 쿠피치, 조셉 토빈 추기경, 헝가리의 페테르 에르되 추기경, 스웨덴의 안데르스 아르보렐리우스 추기경, 프랑스의 장마르크 아블린 추기경, 스페인의 후안 호세 오멜라 추기경을 유력 차기 교황 후보로 꼽았다.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의 차기 교황 전망은 특히 이 매체가 교황청 내부에 탄탄한 정보망을 가지고 있어 더 주목받고 있다. 교황청 주변에서는 이탈리아 언론에 대해 “우리가 모르는 것도 안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교황청 내부 소식에 밝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교황청 내부의 기류나 시각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유 추기경은 현재 만 73세로, 만 80세 미만 추기경에게 주어지는 교황 피선거권과 투표권을 동시에 행사할 수 있다. 앞으로 약 2주 뒤에 열리는 콘클라베에서는 1명이 3분의 2 득표를 할 때까지 몇 일이고 투표가 계속된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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