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연구진 “미세먼지, 폐 면역체계에도 악영향” 입증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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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홍창완 의학과 교수·양산부산대병원 류지현 교수 연구팀
국제 학술지 논문 게재… 장기 노출 땐 알레르기성 폐질환 발생 ↑

부산지역에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나쁨’ 단계를 보인 지난달 25일 오전 부산 황령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해운대 일대 도심이 희뿌옇게 보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지역에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나쁨’ 단계를 보인 지난달 25일 오전 부산 황령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해운대 일대 도심이 희뿌옇게 보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장기간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폐의 면역 균형이 무너지면서 알레르기성 폐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세먼지가 폐 면역 체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부산대 홍창완 의학과 교수와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의생명융합연구원 류지현 교수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리독스 바이올로지(Redox Biology)>에 논문 ‘미세먼지 노출, 마우스에서 폐 Th2 면역반응과 산화 스트레스 의존적 NRF2 활성화 유도’를 게재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초미세먼지(입자 지름 2.5마이크로미터 이하)를 포함한 환경오염물질인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과학적 대응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단기적인 호흡기 불편이나 심혈관계 질환과의 연관성은 일부 밝혀진 바 있으나 장기적인 노출이 폐 면역체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흔치 않아 더욱 주목된다.

연구에 따르면 실험용 쥐 모델을 대상으로 16주간 미세먼지에 노출시킨 결과, 폐 조직 내에서 염증세포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폐조직이 심각하게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자극 반응을 넘어 조직 수준의 병리학적 변화가 발견됐다.

특히 폐를 보호하는 면역세포인 T세포의 균형이 깨지면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특정 세포군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세먼지가 일시적인 호흡기 자극을 넘어 만성적인 염증 상태를 유도하고 알레르기성 천식과 같은 만성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중요한 위험 인자임이 과학적으로 뒷받침된 것이다.

미세먼지의 장기 노출이 면역체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만큼 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하고 면역체계를 보호하는 질병 예방 및 정책 수립을 위한 보다 심도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 연구팀의 지적이다. 연구 책임을 맡은 부산대 홍창완 의학과 교수는 “미세먼지가 단순히 호흡기 질환을 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면역체계 전반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면역체계 전반에 미치는 심각성을 인식하고 미세먼지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부산대 홍창완 의학과 교수,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의생명융합연구원 류지현 교수, 부산대 의학연구원 조유나 연구교수, 양산부산대병원 의생명융합연구원 김보영 박사. 부산대 제공 왼쪽부터 부산대 홍창완 의학과 교수,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의생명융합연구원 류지현 교수, 부산대 의학연구원 조유나 연구교수, 양산부산대병원 의생명융합연구원 김보영 박사. 부산대 제공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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