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1만2000원 받나"…장애인선수단에 제공된 부실 도시락 논란
충북 충주에서 열린 제19회 충북장애인도민체육대회 개막식에 참가한 선수단에 부실한 도시락이 제공돼 논란이다. 지역 장애인단체는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25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충주 호암체육관에서는 시군 선수단과 관계자 14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장애인도민체전 개막식이 열렸다. 행사 중 일부 선수단에는 충주에 사업장을 둔 A 업체가 납품한 1인당 1만2000원 상당의 도시락이 지급됐다. 하지만 제공된 반찬이 풋고추와 김치, 깻잎절임 등에 그치는 등 가격대와 달리 구성이 부실하다는 선수 및 관계자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부실 도시락 논란이 불거지자 A 업체는 도시락 주문량이 몰려 준비가 미흡했다면서 선수단에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업체와의 계약을 추진한 충주시장애인체육회 관계자도 "개최지로서 꼼꼼히 챙기지 못한 데 대해 사과드린다"며 "불편을 겪은 선수 등을 위해 현장에서 음료와 간식 등을 추가 제공했고 현재 해당 업체와 도시락 단가를 재료비 수준인 6000원으로 책정해 값을 지불하는 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충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이날 성명에서 "장애인 선수단에게 9000원에 제공된 식사는 밥, 된장국, 고추 한 개, 무말랭이 몇 조각, 김치 몇 조각, 김 3장이 전부였다"며 "이 도시락의 실제 원가는 1000원 초반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여기에 천막 자릿세 3000원을 더해 1만2000원을 내라고 했다는 것"이라며 "장애인 선수들을 얼마나 무시하면 이런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단체는 또 "장애인 선수단을 단순히 예산 절감의 대상으로 여기고 최소한의 존중조차 하지 않은 처사"라며 "이번 도시락 사태는 충북도의 장애인 인권 의식 수준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길형 충주시장은 도시락 선정 및 계약 과정을 철저히 파악해 책임자를 문책하고, 충북도장애인체육회는 이번 사태에 대해 명확하게 책임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