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순 도둑을 막아라” 올해도 잠 못 드는 태화강국가정원
울산시 6월까지 감시작전 돌입
매년 죽순·희귀 식물 도난 빈번
237명 죽순지킴이봉사단 가동
자연주의정원 식물 도난도 방지
새벽 시간대 특별근무조도 편성
CCTV 확충·경찰과 공동 순찰도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 죽순. 울산시 제공
태화강국가정원 십리대숲. 울산시 제공
울산시가 태화강국가정원에서 빈발하는 죽순과 희귀식물 도난을 막기 위해 본격적인 감시 작전에 들어갔다.
울산시는 ‘죽순 지킴이 봉사단’을 구성해 오는 6월까지 태화강국가정원 십리대숲 일원에서 죽순 무단 채취 행위를 집중 단속한다고 28일 밝혔다.
죽순 지킴이 봉사단은 237명 회원으로 구성해 9개 조로 나눠 매일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 단속활동을 벌이고, 대숲을 방문하는 시민에게 죽순의 가치와 중요성도 알린다. 죽순 지킴이 봉사단은 태화강 죽순 보호 등을 위해 2006년 만든 봉사단체로, 지역에 거주하는 50~70대 주민으로 구성돼 있다.
국가정원 내 십리대숲은 해마다 4월부터 6월까지 죽순이 올라오는 시기만 되면 ‘죽순 도둑’으로 수난을 겪는다.
봄꽃 축제 등 행사를 위해 설치한 시설물을 가져가는가 하면, 각종 초화부터 무궁화, 향나무 등 큰 나무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도난 사건이 잇따랐다.
지난해 5월 2일에도 맹종죽 군락지에서 한참 자라고 있는 죽순 15점이 싹둑 잘려 나간 채 발견돼 울산시가 골머리를 앓았다.
심지어 세계적 정원작가 피트 아우돌프가 아시아에서 처음 선보인 국가정원 내 자연주의 정원에서도 희귀식물 에린기움 6점이 뿌리째 없어지기도 했고, 튤립 수십 포기가 여러 차례 꺾여나가기도 했다.
당시 울산시가 곧바로 조사에 나섰지만, 끝내 식물 도둑은 찾지 못했다. 국가정원이 워낙 넓고 인적 드문 새벽 시간대 주로 죽순 등을 훔쳐가기 때문이다.
대숲은 태화지구에 약 11만㎡, 삼호지구에 15만 5000㎡ 규모로 펼쳐져 있으며 왕대, 맹종죽, 오죽, 구갑죽 등 다양한 대나무를 품고 있다. 울산의 중심부를 관통하는 태화강 중류 강변에 형성된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는 시민의 휴식처이자 지역의 대표적인 생태자원이다.
한데 이러한 십리대숲이 봄철만 되면 죽순 채취꾼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태화강국가정원 십리대숲. 울산시 제공
태화강국가정원 내 자연주의 정원의 봄 풍경. 울산시 제공
이에 울산시는 올해 들어 십리대밭 등을 중심으로 철통 경비에 돌입했다. 지난해 자연주의정원에서도 희귀식물 도난 사건이 발생한 만큼 전방위 감시 활동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죽순이 본격적으로 발아하는 5월부터는 도난에 취약한 새벽 시간대에도 특별근무조를 꾸려 국가정원 곳곳에 투입한다. 십리대숲과 자연주의 정원 주변에는 방범용 감시카메라 15대를 24시간 가동해 도난 사각지대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관할 경찰서에 협조를 구해 순찰 활동도 강화한다. 또 죽순 채취 시 처벌받는다는 내용의 안내판을 곳곳에 설치하고 죽순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홍보활동을 전개한다. 죽순을 무단 채취하거나 훼손하면 형법상 재물손괴나 공공재 절도에 해당해 처벌 대상이 된다.
무엇보다 울산시의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인 만큼 시민들의 품격 있는 시민 의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울산시 관계자는 “해마다 죽순이 자라는 시기에 일부 시민이 식용이나 약용 목적으로 몰래 죽순을 캐 가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며 “대숲 보전을 위해 시민 모두가 지킴이가 돼 죽순을 보호하고 국가정원을 잘 가꿔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