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갈등·트럼프발 관세 리스크에 ‘제3의 길’ 모색하는 기업들
중국 등 해외 진출 업체 사이에
생산 거점 국내 이전 흐름 뚜렷
부산 업계는 유럽과 협력 모색
코트라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맞춰 수출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수출 투자 비상 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다. 코트라 제공
국내 기업들이 미중 무역 갈등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공급망 재편 흐름에 대응하고자 ‘제3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등 해외 공장을 지었던 지역 기업들이 국내 복귀를 검토하는가 하면, 이해관계가 맞는 대체 국가들과의 무역 협력에 나서고 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하 경자청)에 따르면 지역 기업 가운데 중국에 제조공장을 지었던 2~3곳이 국내 복귀를 검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값싼 인건비를 활용하기 위해 중국 현지에 공장을 지었다가 중국 내 경쟁이 심해지고 트럼프 관세 정책 압박까지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흐름은 중국 진출한 한국 기업 일부가 관세전쟁 등의 압박으로 국내로 복귀하려는 흐름과 궤를 함께한다. 실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미국 관세 정책 방향에 따라 생산 거점을 타국으로 이전하려는 중소·중견기업 문의가 이어지면서 올해 투자 진출 상담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0% 늘었다.
경자청도 적극적으로 이들 기업 복귀를 독려하고 있다. 경자청은 국내 복귀 수요가 많은 중국을 포함한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에 있는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이달 한 달간 복귀 지원 정책에 대해 집중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복귀 기업에 제공되는 주요 지원으로는 △투자 및 이전 보조금 △법인세 및 관세 감면 △고용창출 장려금 △시설투자금 등 금융 지원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등이 있다. 부산진해 경자청 전략산업투자유치과 관계자는 “경자청에서는 지리적 이점과 각종 지원 방안 등을 들어 이들의 복귀를 제안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 주력 산업 중 하나인 지역 조선기자재업계는 중국 조선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중국이 조선 산업의 화두로 떠오른 친환경, 저탄소 설비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해외 구매(글로벌 소싱)비율을 높이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 조선소들도 상대적으로 친환경 기자재 기술을 떨어지는 자국 기업 대신 부산 조선기자재 기업을 협력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부산시 역시 이런 분위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부산시는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과 올해 상하반기 2차례에 걸쳐 지역 조선기자재 기업 20개사를 선정해, 중국 상하이와 다롄에서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유럽 시장 역시 관세전쟁 피해를 최소화하고 공급망 다변화를 할 대안으로 떠올랐다. 지역 상공계도 유럽 지역과의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유럽 역시 관세전쟁 영향으로 미국 외 다른 지역과의 협력을 모색하는 시점이라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유럽연합은 지난 3월 부산 지역 수출에서 동남아 미국 중국에 이어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이미 부산과 밀접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15일 주한유럽상공회의소의 앤드류 밀라드 지부장은 경자청을 찾아 유럽 지역의 수출 방안과 경자청의 투자 계획 간 연계 가능성을 논의하기도 했다. 박성호 경자청장은 “유럽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해 기업들이 관세 리스크에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