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급행열차의 기적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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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분 38초.

기자는 세종시에서 일하고 있지만 서울 여의도에서 열리는 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자주 찾는다. 그럴 경우, 고속버스를 타고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내린다. ‘고터’라고 부르는 곳이다. 고터엔 지하철 3호선과 7호선, 9호선이 정차한다.

9호선은 일반열차와 급행열차가 있다. 고터에서 9호선 급행열차를 타고 스톱워치를 눌렀다. 여의도까지는 3개역, 단 11분 38초면 도착한다.

전엔 상상 못했던 교통혁명이다. 고터에서 여의도는 자동차로 10~12km 거리다. 서면에서 해운대 백사장까지 가는 거리와 얼추 비슷하다. 안막히는 시간에는 자동차로 40분, 러시아워엔 1시간 20분 걸리는 이 거리를 9호선 급행이면 11분 정도면 도착하는 것이다.

부산시는 최근 ‘제2차 부산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수립하고 시민들에게 발표했다. 모두 부산의 역동적인 발전을 위해 중요한 계획들이다.

그중에서는 부산 1호선과 2호선 급행화도 포함돼 있다. 다만 우선순위에서는 좀 밀려 있고 신설 사업이 아니다보니 주목도도 낮다.

급행화라는 것은 예를 들어 1호선의 경우 40개 정차역이 있는데 주요 역 몇 군데만 정차하는 것을 말한다. 부산시 계획에는 1호선엔 9개역이 급행역으로 돼 있다. 하단역 부산역 서면역 동래역 등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지하철을 처음부터 급행화를 계획해서 건설하지 않고 나중에 급행화를 하게 되면 어려운 점이 있다. 주요 역은 급행열차가 지나갈 때 일반열차가 비켜서 있을 수 있는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서면역과 같은 복잡한 도심에서 지하에 이런 공간을 새로 빼내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사전에 전문업체들의 면밀한 조사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1호선과 2호선 급행화는 다수의 시민들에게 큰 혜택을 줄 수 있는 사업이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다. 만약 급행화가 성공하면 하단역에서 서면역까지 8분 만에 갈 수 있고 서면에서 해운대역까지 13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이는 부산에서 서울까지 20분 만에 간다는 꿈의 철도 하이퍼튜브보다 훨씬 현실적이다. 고터에서 여의도까지 가는 급행열차는 몹시 붐빈다. 그러나 11분이다. 참을 수 있는 거리다.

김덕준 세종취재부장 casiopea@busan.com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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