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통합·협치” 강조한 첫날, 여야 ‘입법 독주’ 신경전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민주당 5일 본회의서 처리하려는 법안들 통합과 거리 멀어”
이 대통령과 오찬에서 공직선거법 등 처리 움직임 직격
민주당 “국민 ‘통합’ 요구에 찬물, 젊은 정치 수준 이러나” 반발

국민의힘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기념 오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기념 오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취임 일성으로 통합과 협치를 강조했지만, 여야 간에는 새 정부 출범 첫날부터 법안 처리를 두고 신경전이 빚어졌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 기념 오찬에서 “국민통합과 국가개혁이란 막중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길 기대한다”며 “여당이 본회의에서 처리하려는 공직선거법·법원조직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매우 심각히 우려된다”고 이 대통령에게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허위사실공표죄의 구성 요건에서 ‘행위’를 삭제하는 내용이며,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대통령 당선 시 진행 중인 형사재판을 정지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대법관 증원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이 깊은 법안들이라는 점에서 야당에서는 ‘방탄 입법’으로 규정한다.

김 비대위원장은 “국민통합은 진영 간의 깊은 골을 메우기 위해 서로 우려하는 바를 권력자가 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과 여당이 민주주의 핵심 가치인 비례적 대표성을 인정한다면 국민의힘도 협력할 부분은 적극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오찬을 마친 다음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이) 공직선거법(개정안)을 내일 처리 안 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법원조직법만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전하면서 “법원조직법이든 공직선거법이든 형사소송법이든 많은 시민이 우려하고 있는 것이고,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을 말씀하셨던 것과는 괴리가 매우 크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에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은 5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인 법안을 멋대로 뒤바꿔 민주당을 헐뜯으며 새 대통령 취임 첫날부터 구태를 반복했다”고 정면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5일 본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우려한다는 공직선거법, 법원조직법,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추진하지 않는다”며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공지를 통해 내란특검법 등 3대 특검법과 검사징계법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1야당의 대표가 새 대통령 취임 첫날, 첫 회동 직후에 거짓말로 ‘통합의 정치’를 향한 국민 요구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며 “수구 기득권 정당의 구태를 극복하고 새 정부, 새 대통령과 더불어 통합을 진지하게 모색해야 할 김용태 위원장의 ‘젊은 정치’가 고작 이런 수준이냐”고 거듭 힐난했다.

앞서 민주당은 대선 하루 전인 지난 2일 6월 임시국회 개회를 요구하는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민주당은 임시국회 첫날인 5일 본회의를 열어 3대 특검법(내란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법·채해병 특검법)과 검사징계법을 처리할 방침이다. 검사징계법은 검찰총장 외 법무부 장관도 직접 검사 징계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