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부산 강서구의 '스윙'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는 미국에서 정치적 성향이 뚜렷하지 않은 경합주를 뜻한다. 선거 때마다 ‘그네’(swing)처럼 표심이 민주·공화 양당을 오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미국 대선은 승자독식 방식을 취한다. 일부 주(네브래스카·메인)를 제외하면, 표를 더 많이 얻는 후보가 그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 수를 모두 가져간다.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270명 이상)의 표를 확보하는 후보가 승리한다. 대부분 주는 특정 정당으로 지지가 쏠려 있어 사실상 결과가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표심이 고정되지 않고, 지지율이 팽팽한 스윙 스테이트의 선택이 승패를 가른다.
최근 세 차례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는 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네바다 등 일조량이 많은 남부 ‘선벨트’ 4개 주와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 등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3개 주가 스윙 스테이트였다. 93명의 선거인단을 지닌 이들 7개 경합주를 잡은 후보가 결국 당선됐다. 2016년 대선에서는 네바다주를 제외한 6개 경합주를 가져간 트럼프가, 2020년에는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제외한 6개 경합주를 차지한 바이든이 각각 당선됐다. 2024년에는 트럼프가 7개 경합주를 싹쓸이하며 재집권에 성공했다.
부산 강서구가 내년 6월 지방선거 ‘스윙 스테이트’로 급부상하고 있다. 강서구는 이번 6·3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부산 16개 구·군 중 유일하게 승리한 곳이다. 이 대통령은 강서구에서 45.75% 득표율을 얻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45.17%)에 0.58%포인트(P) 앞섰다. 강서구 9개 동 중에서 명지1동, 명지2동과 올해부터 녹산동에서 분리된 신호동이 이 대통령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4·10 총선에선 명지1동과 명지2동 모두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에게 더 많은 표를 줬다.
강서구는 평균 연령이 40.8세로 부산에서 가장 젊은 지역이다. 명지1동은 국제신도시가, 명지2동에는 오션시티 등 아파트가 조성돼 젊은 층 유입이 확 늘었다. 이들의 표심이 선거 때마다 유동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강서구가 내년 지방선거 격전지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은 이곳을 보수 아성을 깨트릴 만한 곳으로, 국민의힘은 보수 텃밭 균열의 신호탄으로 인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강서구 표심을 잡기 위한 각 정당의 선거 전략 대결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강서구의 이번 ‘스윙’이 부산에 어떤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궁금하다.
김상훈 논설위원 neat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