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끝나자 시당위원장 자리 관심

비대위 vs 조기 전대 두고 野 충돌 중
다만 시당위원장 부재로 선출 무게
이성권, 정동만 2파전에 무게 실려

전당대회 스케줄 잡힌 민주당은
임기 아직 남아있어 변화 불투명
지도부 선출하는 원포인트 가능성

6·3 대선 후 차기 지도부 구성을 둘러싼 여야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지역 정치권에서는 각 시당위원장 자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26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이끌 사령탑이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국민의힘의 경우 시당위원장 자리가 공석인 데다 전국 시도당위원장 임기가 1년으로 일괄적으로 종료되는 만큼 내년 지방선거 전 새롭게 선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재선 그룹의 등판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현 시당위원장 임기가 남아있는 데다 전당대회가 지도부만 선출하는 원포인트로 치러질 수 있어 시당 체제 변화에 대한 섣부른 예측이 불가하다.

9일 야권에 따르면, 차기 지도체제를 둘러싸고 계파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국민의힘에서는 조기 전당대회와 비상대책위원회 유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대부분 시도당위원장 임기가 이르면 6월 늦어도 8월 종료되는 만큼 2026년 지방선거 대비를 위해 새로운 시도당 사령탑 선출이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부산은 이미 시당위원장이 부재 상태다. 지난해 6월 부산시당위원장으로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추대됐지만 이번 대선에서 김문수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하며 직을 물러났다. 현재는 수석부위원장인 정동만 의원이 시당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데다 차기 지도부 형태를 두고 당내 혼란이 거듭되고 있어 아직 구체적으로 도전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이들은 없다. 그러나 통상 재선 그룹에서 시당위원장을 맡아온 만큼 이번에도 이러한 관례를 따를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부산 국민의힘 의원 중 재선은 김미애, 박수영, 백종헌, 이성권, 정동만 등 5명이다.

이들 가운데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사는 이성권, 정동만 의원이다. 이 의원은 앞서 지난해 22대 국회 출범 당시 부산시당위원장 유력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그는 2021년 부산시 정무특별보좌관, 2022년부터 1년 5개월가량은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지낸 바 있어 지역 현안에 밝은 인물인 까닭에 시당위원장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1, 22대 총선에서 연달아 당선되며 재선에 성공한 정 의원의 경우 2010년 기장군의원으로 정계에 입문, 2015년 재보궐선거에서 부산시의회에 입성했다. 이처럼 부산 기초·광역의회를 모두 거친 만큼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직전 박수영 시당 체제에서도 수석부위원장을 맡아 부산 현안을 중앙에 전달하는 역할을 펼쳐왔다.

이처럼 복수가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경선이 치러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대선 패배 후 자칫 자리 싸움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10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진행되는 부산 국민의힘 의원 오찬에서 이와 관련한 의견이 오가지 않겠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야권과 달리 현 체제 변화 여부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주당 각 시도당위원장은 지난해 국민의힘과 비슷한 시기에 전당대회를 거쳐 선출됐지만 임기가 2년이다. 이에 차기 지도부만 선출하는 전당대회로 치러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시도당위원장이 부재한 일부 지역에서는 새롭게 사령탑을 선출하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부산시당은 이재성 위원장이 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그의 이재명 정부 내각 합류 여부에 따라 변수가 생길 전망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전당대회 개최 시점이 이르면 7월, 늦으면 8월인 데다 대선에서 승리한 만큼 안정적인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시도당위원장 부재 지역의 경우 수석부위원장이 대행직을 맡는 형태도 언급된다. 전당대회에 대한 민주당 논의가 본격화됨에 따라 이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